"순이익 30% 달라" 현대차 노조…미래 R&D 투자 '발목' 잡나
실적 기반 '지분 나누기' 산식 매몰돼 'R&D 투자 재원' 잠식 우려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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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파격적인 성과급 요구안을 꺼내 들었다.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조합원과 협력업체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것이다. 통상임금 인상 요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현대차의 미래차 투자와 연구개발(R&D) 재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현대차 노조가 최근 확정한 2026년 단체교섭 요구안에 따르면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정액 인상과 함께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지급 대상은 조합원뿐 아니라 전 종업원, 사내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했다. 지급 시기와 금액 분할도 최소화해 일괄 지급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외에도 고용 안정과 복지 확대를 핵심 축으로 한 별도 요구안을 제시했다. 상여금 800% 인상과 완전 월급제 시행,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으며 세법 개정에 따른 차량 할인(DC) 소득세 보전과 퇴직금 운영 방식 개선도 포함했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 자연감소 인원의 정규직 충원, 해고자 원직 복직도 요구안에 담겼다.
시장에서는 요구 수준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조3648억원으로 노조가 요구한 30%는 약 3조4600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조합원 4만3000여명뿐 아니라 협력업체 인력까지 포함할 경우 지급 총액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현대차는 현재 막대한 투자 사이클 단계에 놓여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 자율주행, 배터리, 로보틱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과거와 달리 하드웨어만으로 경쟁할 수 없는 구조로 바뀌었다. 현금 창출력이 곧 미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동화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수십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 차세대 배터리 개발, SDV 플랫폼 구축 등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노조 요구안이 모두 반영될 경우 회사의 자본 배분 전략에도 적잖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은 배당, 투자, 차입금 상환, 현금 비축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성과급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미래 투자를 위한 내부 유보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R&D 예산은 가장 민감한 영역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은 이제 엔진 출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코드와 반도체 성능, 배터리 효율에서 갈린다. 현대차가 글로벌 톱티어 완성차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매년 대규모 연구개발비 집행이 필수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이미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기술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노조 측 논리도 있다. 현대차가 견조한 실적을 거둔 만큼 성과를 노동자와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생산성 향상과 품질 경쟁력 확보에 현장 인력의 기여가 컸다는 점을 강조한다.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한 요구 역시 공급망 전체의 상생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업 경영은 단년도 실적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호황기에는 현금을 쌓아 불황기에 투자하는 구조다. 올해 실적이 좋다고 이익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배분하면 경기 하강 국면에서 투자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강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종철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대외 환경은 어렵고 사측은 위기론을 앞세울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는 오랜 교섭 경험을 통해 길을 열어온 노동조합"이라며 "현장의 힘으로 반드시 26년 단체교섭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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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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