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벗은 이니스프리…'고기능' 리브랜딩의 성과
1분기 매출 북미 20%·EMEA 10% 증가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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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존 자연주의 콘셉트에서 고기능성 피부 과학 브랜드로의 전환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정체성 재편 과정에서 제기됐던 시장의 우려를 해외 실적으로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니스프리의 올해 1분기 북미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자외선 차단제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기능성과 사용성을 강화한 선케어 제품이 수요 확대를 견인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도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영국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 확장과 함께 지난해 출시한 '그린티 세라마이드' 라인 신제품이 현지 소비자 반응을 얻으며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이 같은 글로벌 성과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핵심 과제인 '탈중국' 전략과 맞물려 있다. 과거 매출 비중이 높았던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비중을 끌어올리며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현지 대형 유통망 및 온라인 채널 입점에 집중한 경영 효율화 작업이 실적 반등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아시아 외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공식 진출해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등 주요 도시에 온라인을 포함한 16개 매장을 확보했다. 올해 1월 추가 매장을 열며 거점을 확대했고, 아프리카 대륙 전반으로의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제품 전략은 브랜드 헤리티지인 '제주'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효능과 기술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그린티 히알루론산 수분 세럼'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 4160만 개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평균 5.4초당 1개씩 판매된 대표 히트 제품으로, 이미지 중심 브랜드에서 효능 중심 브랜드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고효능 라인업의 성장도 눈에 띈다. 저자극 고효능 시장을 겨냥한 '레티놀 시카 흔적 앰플'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744만 개를 돌파하며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이니스프리의 이번 성과가 글로벌 스킨케어 시장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기능성 세럼과 선케어 등 핵심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인디 브랜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와 경쟁하면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전략 전환의 실효성이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경쟁 심화와 투자 부담은 향후 과제로 꼽힌다. 레티놀, PDRN 등 고효능 성분 시장에서 브랜드 간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지속적인 임상 데이터 축적과 차별화된 성분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AI 기반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관리 또한 중장기 관점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영업 환경은 당분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진입에 따라 북미 시장 자외선 차단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 확대가 수익 구조 개선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니스프리는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 확대해 기술 중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레티놀 PDRN 앰플' 등 바르는 스킨부스터 라인업을 고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로의 전환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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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다솜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