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중동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유가가 배럴당 약 125달러에 달하는 경우 세계 경제가 훨씬 더 나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진=뉴스1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세계 경제를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에 달할 경우, 기존의 낙관적 전망은 모두 무효화되며 세계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밀컨 인스티튜트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IMF의 기존 '기본 시나리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미 부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했다"고 진단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전쟁이 2027년까지 지속되고 유가가 125달러 선에 머무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고,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마저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비료 가격 폭등으로 인한 식품가 상승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현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쟁이 곧 끝날 것처럼 행동하며 수요를 억제하지 않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공급 충격에 맞춘 강도 높은 수요 관리를 주문했다.

이날 콘퍼런스에 동석한 마이크 워스 쉐브론 회장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실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아시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경제 위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 등 대국은 버틸 수 있겠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깊은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