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값 급등 직격탄…한솔·한국제지, 산업용지·포장지 가격 5% 인상
톤당 가격 반년 새 17% 급등…원재료 부담 한계도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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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지업계 양대 업체인 한솔제지와 한국제지가 국제 펄프 가격 급등 여파에 결국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 선두권 업체들마저 원재료 부담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워지면서 제지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한국제지는 지난 5월 1일 출고분부터 올펄프 제품 가격을 약 5% 인상했다.
올펄프 제품은 재생펄프를 섞지 않고 천연 펄프만 100% 사용해 생산하는 고급 지류 제품군이다. 주로 산업용지, 고급 포장재 등에 사용되며 국내 제지업체 전체 매출의 약 65%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이번 조정은 산업용지 등 주요 제품군 전반에 적용했으며 일부 제품 가격은 기존 톤당 130만 원 수준에서 137만 원 안팎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솔제지는 국내 제지업계 1위 사업자로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특수지 등 전 사업군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복사용지와 백상지 등 인쇄용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패키징 및 고부가 특수지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제지 역시 백상지와 아트지 등 인쇄용지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대표 제지업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가격 정책이 시장 가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이번 인상이 사실상 업계 전반의 가격 조정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원가 상승 한계 도달"…제지업계 가격 인상 불가피
이번 가격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제 펄프 가격 상승세다.펄프는 제지 원가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로 가격 변동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국내 제지업체들은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북미와 남미 지역 주요 펄프 생산업체들의 공급 차질과 항만 물류 지연, 해상 운임 상승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국제 펄프 가격은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 동향에 따르면 글로벌 펄프 가격 지표로 활용되는 SBHK(표백 활엽수 크라프트 펄프) 가격은 올해 2월 톤당 740달러를 기록하며 전월(700달러) 대비 5.7% 상승했다. 지난해 8월 63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반년 만에 17% 이상 오른 셈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국내 업체들의 실질적인 원재료 조달 비용은 더욱 커졌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원재료 가격 상승을 넘어 물류·환율·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증가하는 '복합 원가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제지업체들은 수요 둔화와 거래처 부담 등을 고려해 원가 상승분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왔다. 하지만 국제 펄프 가격 강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수익성 방어 여력이 빠르게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원가 부담 누적에 따라 영업이익률 하락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최근 국제 정세 영향으로 펄프를 비롯한 주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회사는 그동안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자구 노력을 이어왔지만, 누적된 비용 상승 요인을 감안해 산업용지와 팬시지 제품 가격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정책은 시장 상황과 원가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단순히 제지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쇄·출판업계는 물론 포장재와 생활용품 제조업체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비용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펄프 가격 상승이 단기 이슈가 아니라 구조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과 물류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내부적으로 비용을 흡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지배력이 높은 업체들이 가격 조정에 나선 만큼 후속 인상 움직임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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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