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확 원료인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며 건설업계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30일 서울의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두 달이 지나는 가운데 노동위원회에 접수되는 노사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공고를 결정했다가, 플랜트노조 등 다른 하청노조가 교섭 요구를 함에 따라 다시 협상 테이블에서 멀어졌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전날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공고의 결정서를 포스코이앤씨에 전달했다. 지노위가 종합건설업체 노조의 교섭 요구를 인정한 첫 사례다.

건설노조는 포스코이앤씨가 하도급 전문건설업체들과 소속 노동자의 공정을 총괄 관리·감독하며 시공을 주도하는 지위에 있고 산업안전 의제와 관련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권한을 가진 사용자라며 교섭을 요구했다.


앞으로 포스코이앤씨는 7일간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했다. 경북지노위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중노위의 재심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지노위의 결정문은 받은 포스코이앤씨는 건설노조의 교섭 요구 등을 공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 플랜트건설노조가 포스코이앤씨에 교섭단위를 상급단체별로 분리해줄 것을 요구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건설노조가 제기한 교섭 요구 공고 절차는 사실상 중단됐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노동위의 판정을 존중하며 현재는 다른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제기돼 관련 절차를 종료한 후 후속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장마다 다른 사용자성 판단…하청노조 교섭 요구 잇따라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실질 영향력을 가진 원청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한다.

하도급 구조가 복잡한 건설현장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 혼란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대형 현장일수록 수백개의 하도급 계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동위의 사용자성 인정 기준도 기업별로 다르게 해석돼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건설노조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 GS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경북지노위는 포스코이앤씨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반면 전남지노위는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노위의 판단이 다르면서 건설업계가 일관된 대응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원청사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은 공사비 상승과 공기 지연, 복수 노조로 인한 협상 불확실성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어 정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