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프랑스 최고 등급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를 수훈했다. 사진은 제79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박찬욱 감독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영화제에서 문화예술공로훈장 최고등급인 코망되르 메달을 수여받은 후 웃음짓는 모습. /로이터=뉴스1


박찬욱 감독이 프랑스 정부 최고 등급의 문화예술 공로훈장인 '코망되르'(Commander)를 받았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카트린 페가르 프랑스 문화 장관은 이날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대사 접견실에서 열린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 코망되르 수여식에서 박 감독에게 직접 코망되르 훈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는 칸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이리스 크노블로크와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가 함께 했다.


문화예술 공로훈장은 1957년 프랑스 문화부가 제정한 상으로, 프랑스를 포함한 전 세계 예술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코망되르, 슈발리에, 오피시에 등 세 등급으로 나뉘며 코망되르는 이 중 최고 등급이다.

한국인으로는 2002년 김정옥 당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2011년 지휘자 정명훈, 2025년 소프라노 조수미에 이어 박 감독이 네 번째 수훈자다.


이날 박 감독은 "부모님 두 분이 연로하셔 지금 편찮으신데 이 소식이 그분들께 좋은 선물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사실 어렸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프랑스 영화였다. 제 영화와 어울리지 않아 한 번도 말하지 않았는데 사실 어릴 적 줄리앙 뒤비비에의 '나의 청춘 마리안느'를 본 것이 저에게 크게 남았다"고 전했다.

박 감독과 프랑스 인연에서 칸 영화제는 빠질 수 없는 존재다. 박 감독은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제57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심사위원 대상까지 받았다. 이후 박 감독은 봉준호,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 감독 등과 함께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 '헤어질 결심'(2022)으로 감독상을 받았으며 이른바 '칸느 박'의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한국인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에 위촉돼 국제무대에서의 명성을 공고히 했다. 박 감독은 "프랑스와 나의 인연의 정점은 아마도 2004년 칸 영화제다. 그 사건은 저한테는 정말 가장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쉽게 말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만큼, 지금도 받는 만큼 또 나 자신이 프랑스의 젊은 감독들에게 어떤 영향을 조금이라도 주고 있는 것 같아서 서로의 이 주고받는 문화와 예술의 영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이 현실이 나에겐 너무나 감동적으로 뿌듯하게 느껴진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저에게 남은 마지막 소원은 언젠가 프랑스에서 프랑스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찍어보는 것"이라며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