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기아 타스만 X-Pro가 충남 태안 어은돌 오토캠핑장에 주차돼 있다. 오프로드 주행을 마친 차량 곳곳에 흙먼지가 묻어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기아 타스만은 '불편한 승차감 때문에 픽업은 패밀리카로 쓰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었다. 오프로드 코스에서 바위와 진흙길을 거침없이 통과한 직후 이어진 공도 주행에서 타스만은 예상보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정숙성을 보여줬다. 거친 험로 주파 능력과 세련된 온로드 주행 질감을 동시에 구현했다.


지난 22일 타스만과 함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출발해 충남 태안의 실제 도로와 서해안 어은돌 오토캠핑장으로 이어지는 1박 2일 로드 투어에 나섰다. 시승 코스는 편도 약 42km, 시간으로는 50분가량이 소요되는 공도 구간이다.

타스만 X-Pro 모델에는 오프로드 전용인 올-터레인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 일반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릴 때 거친 노면 소음이나 과도한 진동이 실내로 유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섰다. 가속 페달을 밟고 도로에 올라서자마자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아스팔트 주행 감각이 기대 이상으로 부드럽고 정숙했기 때문이다.
기아 타스만 X-Pro에 장착된 한국타이어 올터레인 타이어 '다이나프로 AT2' 모습. 비포장 노면 주행에 특화된 패턴이 적용됐다. /사진=최유빈 기자


기아는 타스만의 샤시와 프레임 접합부에 분리형과 일체형 마운트를 함께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긴급 조향 상황에서도 차체 거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설계다. 여기에 전·후륜 유압식 쇽업소버에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적용하고 길이를 최적화해 노면 진동을 줄였다.


장거리 이동을 지원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구성도 눈에 띄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2(HDA 2), 차로유지보조2(LFA 2) 등 최신 SUV에서 볼 수 있는 사양들이 대부분 탑재됐다. 실제 공도 주행에서도 차간 거리 유지와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장거리 운전 피로도를 줄여줬다.
기아 타스만 실내 전경. 대형 디스플레이와 브라운 컬러 시트를 적용해 SUV에 가까운 실내 분위기를 구현했다./사진=최유빈 기자


타스만의 가장 강력한 패밀리카 경쟁력은 2열 거주성에 있다. 기존 정통 픽업트럭들의 최대 약점은 직각에 가깝게 서 있는 2열 등받이 각도와 좁은 무릎 공간이었다. 타스만은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를 적용하는 정공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2열 등받이 각도가 최소 22도에서 최대 30도까지 조절되며 시트 전체가 앞뒤로 60mm나 이동해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에 무척 넉넉한 여유가 생긴다. 센터 암레스트를 내리고 몸을 기대면 장거리 이동에서도 편안한 대형 SUV의 안락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기아 타스만 2열 실내 모습.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를 적용해 기존 픽업트럭 대비 2열 거주성을 개선했다./사진=최유빈 기자


공도를 지나 도착한 최종 목적지는 서해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한 어은돌 오토캠핑장이다. 캠핑장에서 타스만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훌륭한 아웃도어 허브로 변신했다.


동승석 뒷편 차체 측면에 숨겨진 '사이드 스토리지' 공간은 스마트키를 통한 차량 잠금장치와 연동되어 캠핑 소품이나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돕는다. 이 스토리지는 커버를 바깥쪽으로 열면 그 자체로 튼튼한 간이 테이블 역할을 수행해 별도의 캠핑 테이블을 펼치지 않고도 가벼운 음료나 차를 올려놓는 용도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아 타스만 적재함(베드) 모습. 캠핑 장비와 레저용 짐을 적재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사진=최유빈 기자


적재함(베드) 안쪽에 내장된 220V 200W 인버터는 야외 활동의 질을 한 차원 높여주는 핵심 사양이다. 별도의 무겁고 위험한 파워뱅크를 챙기지 않더라도 야간 조명 기구를 켜거나 노트북, 소형 전자기기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어 야외 활동 활용성을 높여주는 요소로 느껴졌다.

주말 가족과 함께 캠핑과 레저를 즐기면서도 평일 출퇴근까지 만족해야 하는 국내 대형 SUV 수요층을 흡수하기에 타스만이 제격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