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무산담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각)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이란은 해협 통제권이 자국에 있다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키스탄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튀르키예 당국자들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논의가 이란과의 평화 관련 양해각서(MOU)에 관한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중동 주요 국가들 간 합의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최종 타결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별도로 통화했으며 대화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종전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은 채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며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항로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이란이 해협을 폐쇄했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 지난 4월부터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에 돌입했다. 현재는 미국과 이란 양측의 통제로 사실상 이중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방식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반면 이란 측은 해협 관리 권한이 이란에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미국과의 종전 합의에 따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합의 최종 단계'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근거로 선박 통행료 징수 체계를 상설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모하마드 아민네자드 주프랑스 이란 대사는 지난 20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이란과 오만은 안보 서비스 제공과 항행 관리를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며 "해당 항로의 혜택을 누리는 국가들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란과 오만이 공동으로 해협 통행료 부과 체계를 장기적으로 구축하려는 구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란의 통행료 징수 구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의 농축우라늄 보유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란이 농축우라늄을 계속 보유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를 확보한 뒤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로인 만큼 자유로운 통행이 보장돼야 한다"며 "통행료 부과는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이란의 통행료 징수 시도를 "무단 해적 행위"라고 규정하며 제재 가능성도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