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에 맞춰 개인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인다. 투자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온라인 심화 교육까지 의무화했는데 벌써 10만명이 신청했을 정도다. 그동안 반도체 주식 상승에 합류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수익률 만회의 기회로 보는 듯하다.


문제는 상품의 투기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다수의 종목을 편입해 투자 위험을 분산시킨 기존 ETF 상품과 달리 단일종목을 기초로 삼은 만큼 손실 확률이 높다. 국내 주식의 일일 가격 제한폭이 ±30%라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도 가능하다. 오르면 2배지만 떨어지면 대규모 계좌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상품의 출시 배경은 수긍할 만하다. 지난해 증시가 급등한 가운데 '서학 개미'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연초부터 도입 논의가 본격화했다. 앞서 홍콩 증시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크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10개 이상의 종목을 편입하도록 의무화돼있어 투자자 불만이 컸다.


그런데 자금 이탈을 막고 투자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정작 금융 당국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이달에만 두 차례 보도자료를 내고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철저하게 단기용으로만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금감원이 긴장할 만하다.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투자한 '빚투'가 36조원에 이른다. 마이너스 통장 고금리를 감수하고 돈을 빌리는 투자자들도 많다. 특히 하락 시에도 손절매하지 않고 '조정 시 매수'를 외치며 외국인 투자자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이렇듯 공격적 투자 행태를 보이는 개인들이 레버리지까지 활용하면 손실 위험은 그만큼 커진다.

나아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로 자금이 더 몰릴 경우 시장 전체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증시는 '반도체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반도체 투톱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까지 늘면서 단기 수익 추구 성향이 확대되면 등락에 따라 시장 건전성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 당국은 이번 레버리지 ETF 출시가 건전한 자산시장 육성이라는 정책 취지와 충돌하지 않게 거래 동향을 주시하고 감독해야 한다. 온라인 교육도 위험도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내실을 강화하길 바란다. 단기 고수익 심리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