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시청 로비에서 직원들이 준비해 준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를 막판 대역전으로 가까스로 지켜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보수 텃밭 대구도 수성했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선거 결과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 국민의힘은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4곳에서만 승리했을 뿐이다. 전통적 강세 지역이자 당 지도부가 공을 들였던 충청과 강원도 여당에 내줬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17곳 중 12곳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참패에 가깝다.


서울 승리는 더욱 역설적이다. 오세훈 후보는 선거 과정 내내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두며 독자 행보를 걸었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당 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지난 3월에는 후보 등록을 미루는 강수까지 두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장 대표와 따로 움직였다. 서울 승리는 국민의힘의 경쟁력이라기보다 오 후보 개인의 정치력과 중도 확장 전략, 상대 후보의 낮은 인지도 등이 만들어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패배는 자업자득 측면이 크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도 뼈저린 반성과 쇄신을 외면했다. 민심에 역행한 장 대표의 책임이 크다. 그는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재건할 기회를 가졌지만 쇄신 보다 오히려 '윤 어게인' 세력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3월 뒤늦게 절윤을 선언했지만 국민이 체감할 만한 후속 조치는 없었다. 반면 장 대표와 각을 세운 한동훈 전 대표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 곳에서 장 대표가 내세운 국민의힘 후보는 10% 대 득표율에 머물며 3위에 그쳤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가.


그런데도 장 대표는 선거 직후 "제게 주어진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서울 승리와 일부 국회의원 재보선 성과를 앞세워 자신에 대한 책임론과 퇴진론을 일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 세력'이라는 오명을 씻고 보수 정당으로 다시 서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친윤 정치와 결별하고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 당장 한 전 대표의 복당 문제를 놓고 당이 내홍에 휩싸일 공산이 커 보인다. 한 전 대표는 "반드시 돌아가 당을 바꾸고,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말해 왔다. 당권 경쟁과 지도체제 개편 과정에서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되지만, 분명한 건 현재의 장 대표 체제로는 보수 재건은 요원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