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2030 남성 보수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2030세대의 보수 '착시효과'
'기득권' 민주당에 맞선 이들
이념보다 이익·손해 더 중요
청년 표심 잡아야 총선 승리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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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그 시대를 움직인 정신이 있었다. 1960년대에는 가난에서 벗어나 잘 살아보자는 열망이 산업화를 밀어붙였다. 1980년대에는 독재에 맞선 저항이 민주화를 이뤘다. 성격은 달랐지만 한 세대를 한 방향으로 묶은 분명한 지향이었다. 청년은 늘 그 한복판에 있었다.
지금의 2030세대는 선 자리가 다르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이미 이뤄진 뒤다. 거대한 과업이 완수된 시대에 태어난 첫 세대다. 묶어줄 지향이 옅어지자 정당을 고르는 기준도 변화했다. 세대 정체성이 아니라 자기 이익과 손해 계산이 그 자리를 채웠다.
6·3 지방선거에서 그 단면이 드러났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은 더불어민주당 33%, 국민의힘 55.8%를 지지했다. 30대 남성도 민주당 42.1%, 국민의힘 48.6%로 보수 우위였다. 반면 20대 여성은 66.4%, 30대 여성은 63.5%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표면적으로 남성은 보수로, 여성은 진보로 갈렸다.
이를 두고 2030 남성이 보수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연 그럴까. 혹시 청년이 보수화된 게 아니라 저항의 대상인 기득권 세력이 바뀐 건 아닐까.
민주당 계열 진보 진영은 2010년대 이후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 9승을 거뒀다. 국민의힘 보수 계열은 4승에 그쳤다. 최근 총선에선 진보 진영이 3연승을 거뒀다. 유례 없는 일이다. 최근 15년 사이 한국 정치의 주류가 보수에서 진보로 탈바꿈한 셈이다.
주류의 얼굴은 586세대(50~6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다. 이들은 과거 독재에 맞서 싸웠다. 스스로를 진보라 부르며 평등을 말했다. 그러나 청년의 눈에는 자산과 지위를 쌓아 올린 또 다른 기성세대로 비쳤다. 청년들이 느끼는 불평등의 중심에 진보 편향의 기성세대가 있다.
불평등에 대한 불만은 자산 문제에서 두드러진다. '재분배'와 '복지'는 이미 자산을 쥔 기성세대의 언어로 들린다. 자신들은 아직 사다리를 오르지도 못했는데 사다리를 나누자는 말로 읽힌다. 코스피 8000 시대, 실용주의적 시장 정책을 지지하는 '뉴이재명'(민주당이 아닌 이재명 대통령 개인 지지 흐름)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2030 남성이 보수화됐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들이 보수에 표를 준 것은 맞다. 그러나 보수가 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들은 집권 기득권 세력이 된 민주당에 맞섰고 그 저항의 출구에 보수가 있었을 뿐이다. 진보는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고, 보수는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차기 총선의 승부처도 이곳이다. 2030의 표심은 아직 어느 정당에도 정착하지 않았다.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의 승리는 '민주화 대 산업화'라는 낡은 틀을 깨고 시대정신을 먼저 읽어내는 진영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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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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