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국내 주요 핀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IPO(기업공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뱅크샐러드와 트래블월렛, 해빗팩토리 등이 상장 채비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얼어붙었던 핀테크 상장 시장이 다시 열릴지 주목된다.
다만 상장을 앞둔 핀테크 기업들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용자 수와 거래액, 플랫폼 확장성은 여전히 중요한 평가 요소지만, 적자가 이어지는 기업의 경우 손익 개선 속도와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기업가치 산정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10일 핀테크·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부 실사를 진행 중이다. 트래블월렛도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하며 IPO 절차에 착수했다. 해빗팩토리는 삼성증권과 KB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7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세 회사 모두 외형 성장은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은 엇갈린다.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영업수익이 260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79억원에 달했다.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에서 출발해 보험·건강관리·광고 영역으로 수익 구조를 넓히고 있으나 아직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뱅크샐러드는 금융상품 중개 중심 모델에서 보험·건강관리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보험 부문 매출은 지난해 160% 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금융상품 중개 비중이 줄고 보험 관련 비중이 커진 점은 상장 과정의 변수로 꼽힌다. 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을지, 보험 중심 금융 영업사로 인식될지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트래블월렛은 해외 결제와 환전 수요 회복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706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고, 영업손실은 2024년 302억원에서 2025년 123억원으로 줄었다. 누적 카드 발급량은 950만장을 넘었고 누적 거래액도 9조원대를 기록했다. 손실 규모를 크게 줄인 만큼 올해 흑자 전환 여부가 상장 준비 과정의 주요 평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트래블월렛은 일본 서비스를 시작으로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매출 상당 부분은 해외여행객 결제 수수료 등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서 나온다. 향후 외환 결제 노하우를 기반으로 B2B(기업 간 거래) 금융 솔루션 사업을 키워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해빗팩토리는 보험 관리 플랫폼 '시그널플래너'와 미국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392억원으로 전년보다 69.6% 늘었고, 영업손실은 13억원으로 줄어들며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67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해빗팩토리는 국내에서는 보험·연금·가계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에서는 미국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상담과 업무 처리 과정을 자동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사업과 일본 GA(법인보험대리점) 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 성장성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이번 IPO 재개 흐름이 단순한 투자금 회수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평가 기준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데이터, 간편결제, 대출비교, 보험 비교 등 주요 핀테크 사업은 규제 변화와 금융사와의 수수료 갈등, 경쟁 심화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혁신성과 이용자 기반만으로는 상장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들이 다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성장성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워졌다"며 "상장 과정에서는 이용자 규모보다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모델과 손익 개선 속도가 더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홍지인 기자
안녕하세요. '동행미디어 시대' 홍지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