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512.1원)보다 12.9원 오른 1525.0원에 출발했다./사진=뉴시스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자 외환당국의 시장 관리 수위가 한층 매서워지고 있다. 은행권 달러예금이 빠르게 늘자 당국은 달러예금 유치 경쟁이 환율 쏠림을 자극할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한편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공동검사에도 착수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525.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500원대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달러 보유 심리도 강해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서면·실지검사를 병행한 외환공동검사에 착수했다. 지난 7일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의 후속 조치로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시장 교란 의심 행위 등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검사는 외국환은행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 등 외환시장 안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시장 기능을 교란하거나 가격 발견 과정을 방해할 의도로 거래하는 행위, 고객에게 불리하게 가격을 변동시키려는 의도로 특정 시점에 고객 주문보다 큰 규모의 일방향 거래를 하는 행위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동검사 결과 은행의 위법사항 확인 시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은행권의 달러예금 유치 경쟁이 시장의 쏠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환율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달러예금 금리 우대나 이벤트성 마케팅을 과도하게 진행할 경우 기업과 개인의 달러 보유 심리를 부추겨 외환시장 수급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65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전월 말과 비교해 13억달러 이상 늘었다. 고환율 장기화와 환율 추가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예금 형태로 쌓아두는 흐름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환율 흐름을 지켜보며 기업들이 달러 매도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대금 등으로 확보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보다 달러예금으로 보유하면서 추가 환율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자 환전 시점을 늦추는 기업들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외환당국은 최근 은행권에 달러예금 관련 과도한 이벤트나 유치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환율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은행권의 마케팅 경쟁이 기업과 개인의 달러 보유 심리를 부추겨 외환시장 수급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국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높은 시장상황에서 은행의 달러예금 관련 과도한 이벤트, 유치 등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환차손 위험 등에 대한 소비자 안내 강화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