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 사진=뉴스1


낙동강 유역 시민단체들이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정화 책임과 관련한 회계 처리기준 위반을 비판하며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 통합환경허가 재검토를 촉구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지역 환경·시민·종교단체 등 60여 곳이 참여한 '영풍제련소주변환경오염 및 주민건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반세기 넘게 낙동강 최상류에서 중금속으로 주민 건강권을 위협해 온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 범죄가 국가기관의 이름으로 공식 확인됐다"며 "환경 범죄 기업 영풍 석포제련소는 낙동강에서 떠나라"고 촉구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10일 영풍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개 사업연도에 걸쳐 토양·지하수 오염 정화충당부채를 수천억원 규모로 과소 계상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증선위는 ▲감사인지정 3년 ▲전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담당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공동대책위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증선위는 영풍이 제련소 주변지역 토양정화충당부채, 주변 임야 토양정화충당부채, 제련소 하부 토양정화충당부채, 지하수정화충당부채 등 여러 항목에서 정화 의무가 존재함에도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거나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정화 방식을 전제로 비용을 낮춰 산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지하수정화충당부채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각각 1114억 원이 누락됐으며, 제련소 하부 토양정화충당부채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779억~905억원이 누락됐다고 봤다.


공동대책위는 이번 회계 부정의 대상이 단순한 비용이나 자산이 아니라, 낙동강 최상류 지역 환경오염과 직결된 정화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정화 명령을 받고도, 법적 의무를 알고도, 수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비용을 지웠다면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며 "수조원대 환경복원 책임을 피하기 위한 계획된 은폐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동대책위는 이번 증선위 처분에 검찰 고발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지난 1월22일 영풍과 장형진 총수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수천억원의 환경 비용을 수년간 재무제표에서 지운 행위를 행정처분으로 마무리해서는 안 되며 금융위원회 등 당국이 영풍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환경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공동대책위는 환경부가 지난 2022년 영풍 석포제련소에 103개 이행조건을 부과하며 통합환경허가를 내줬지만, 허가 이후에도 환경법령 위반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통합환경허가가 영풍의 조업 면죄부로 기능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허가 취소 및 석포제련소 폐쇄, 영풍의 낙동강과 주변 토양·지하수·임야 복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원의 감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환경부와 경북, 봉화군의 관리·감독 책임과 행정 처리 전반을 따져봐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한 유착·방조 여부를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수천억원의 환경 비용을 지워온 사실이 확인되었는데도 검찰 고발조차 없는 현실을 봤다"며 "이제는 우리가 직접 나설 것이다. 검찰이 수사하지 않으면 우리가 강제하고, 감사원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가 만들어낼 것이며, 제련소가 문을 닫지 않으면 우리가 닫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이 되살아나고 미래 세대에게 안전하게 돌아갈 때까지 대응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