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감사결과 '깜깜이 공개' 논란
곤충연구소·맑은물사업소 감사서 29건 지적 불구
위반 경위·예산 규모 등 세부적인 내용 공개 안해
"시민 알권리 보장위한 감사 공개 맞나" 거센 비판
예천=박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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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산하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회계·계약·복무·시설관리 분야의 각종 부적정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지만 정작 감사 결과는 핵심 내용을 뺀 채 한 줄 요약본 수준으로만 공개돼 시민들의 알 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예천군이 공개한 곤충연구소와 맑은물사업소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두 기관에서만 모두 29건의 행정상 조치와 1명의 신분상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곤충연구소는 올해 실시된 종합감사에서 시정 7건, 주의 7건, 현지조치 6건 등 모두 20건의 행정상 조치를 받았고 155만원의 재정상 조치도 이뤄졌다.
감사에서는 지출담당 부재 기간 중 직무대리 지정 없이 62건의 지출업무가 처리된 사실이 적발됐다. 또 수의계약 체결 부적정, 예산집행 전결규정 위반, 신용카드 계좌관리 소홀 등 회계·계약 분야에서 다수의 문제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육아시간과 가족돌봄휴가 증빙서류 누락,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 지연, 비밀문서 관리 부실, 문서고 관리 소홀 등 복무·보안 분야의 문제도 감사에서 지적됐다.
시설 분야에서도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점검 미실시, 준공검사자 미임명, 간접공사비 과다 지급, 생산물 처분대장 미등록 등이 확인되면서 기관 운영 전반의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맑은물사업소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행정상 조치 9건과 함께 공무원 1명에 대한 훈계 처분이 내려졌다.
감사 결과 지정금융회사 계약서를 보관하지 않았고 지방공기업 업무상황설명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기한을 넘겨 제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에 대한 결재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수돗물평가위원회 운영계획을 2년 연속 수립하지 않았고 시설비로 집행해야 할 마을하수처리시설 정비공사와 폐기물 처리용역 비용 약 1964만원을 공공운영비로 집행한 사실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문제는 이 같은 감사 결과가 공개됐음에도 시민들은 실제 무엇이 잘못됐는지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예천군이 공개한 감사자료는 대부분 △계약절차 미준수 △공공운영비 집행 부적정 △수의계약 체결 부적정 등 제목 수준의 요약에 그치고 있다. 감사에서 수십 건의 지적사항이 확인됐음에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발생 원인, 관련 사업명, 예산 규모, 후속 조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곤충연구소 감사에서는 수의계약 체결 부적정과 간접공사비 과다 지급 등이 지적됐지만 어느 사업에서 얼마의 예산이 잘못 집행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 맑은물사업소 역시 공무원 1명이 훈계 처분을 받을 정도의 문제가 있었음에도 해당 사안이 무엇인지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감사 지적사항별 경위와 관련 법령, 예산 규모, 후속 조치 결과 등을 비교적 상세히 공개하는 것과 비교하면 예천군의 감사결과 공개 수준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감사는 적발 건수를 나열하기 위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주민들이 행정을 감시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라며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만 공개하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숨기는 것은 사실상 주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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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박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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