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월15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울산지노위)는 15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 사건의 3차 심문 회의와 판정회의를 열고 현대차의 교섭 의무를 인정했다. 올해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완성차 업체에 내려진 첫 사용자성 인정 결정이다.


앞서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는 원청인 현대차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교섭 대상은 울산·아산·전주공장, 남양연구소, 판매대리점 등에서 생산·보안·급식·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 노동자 1675명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이에 금속노조는 지난 4월 울산지노위에 시정을 요청했다. 울산지노위는 이후 세 차례 심문회의를 거쳐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최종 인정했다.


다만 울산지노위가 인정한 구체적인 교섭 의제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자세한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대상은 다음 달 판정문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하청 노조와의 교섭이 물꼬를 트면서 현대차의 경영 부담도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는 11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이 구체적인 제시안을 내지 않는다며 지난 12일 교섭 결렬을 선언,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며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하청노조와의 교섭까지 결렬돼 원·하청 노조의 동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속노조는 판정 이후 입장문을 통해 "현대차는 하청 노동 현장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했고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즉각 지노위 시정명령을 이행하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