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의 모습./사진=뉴시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여파로 납품대금 정산이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협력 중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납품업체들은 평균 7억7400만원의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대금 정산 지연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유동성 악화와 재무구조 악화 등을 이유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회생절차 장기화에 협력사 유동성 위기

기업회생절차는 법원이 채무 상환을 유예하고 기업 정상화를 추진하는 제도다. 하지만 회생절차 과정에서 자금 집행이 제한되고 대주단과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일부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대금 정산이 지연돼 왔다.

특히 중소 납품업체들은 대형 제조사나 주요 거래처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76.7%는 대금 정산 지연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4.7%는 '매우 어려움', 42.0%는 '어려움'이라고 응답했다.

받지 못한 납품 대금 규모는 극단값을 제외한 평균 7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5억원 이상 대금을 받지 못한 기업도 40.7%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5억~10억원 미만이 16.7%, 10억원 이상이 24.0%였다.


정산 지연 기간도 심각했다. 응답 기업의 98.0%는 납품일로부터 60일이 넘도록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이 수개월째 자금이 묶여 있는 셈이다.

정산 지연에 따른 애로사항으로는 원부자재 구입 대금 및 하도급 대금 결제 지연이 8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 필수 운영자금 부족(65.3%), 인건비 지급 지연 및 인력 이탈 우려(24.7%), 금융권 대출 상환 부담 및 신용등급 하락 우려(10.0%)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기업들이 가장 시급하게 요구한 대책은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담보로 한 대주단 자금 지원 및 우선 정산(95.3%)이었다. 이는 홈플러스가 추진 중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일부를 활용해 미정산 납품대금을 우선 지급해 달라는 요구다.

이어 정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및 저금리 특례대출 확대(44.0%), 납품대금 제3자 예치 의무화 등 결제 시스템 강화(39.3%) 등이 뒤를 이었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홈플러스의 정산 지연 사태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납품 중소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홈플러스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경영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협력사들의 생존이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