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한성자동차 AS본부장(전무)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판매 체계인 RoF(Retail of the Future)가 국내 수입차 업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함샤우트글로벌


"발품을 팔며 가격을 비교하는 대신 고객 경험에 집중하자는 것이 RoF(Retail of the Future)의 취지입니다."


김민정 한성자동차 AS본부장(전무)은 24일 서울 서초구 한성자동차 방배전시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판매 체계인 'RoF'를 이같이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한 RoF는 제조사가 차량 가격과 재고를 직접 관리하고 딜러사는 판매 지원과 고객 관리를 담당하는 판매 모델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기존 할인 경쟁 중심의 판매 구조를 바꾸는 변곡점으로 평가받는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처럼 여러 전시장을 방문하며 할인 조건을 비교하는 것이 어려워진 만큼 차량 구매 가격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예전에는 딜러마다 견적이 달랐는데 이제는 어디를 가도 가격이 비슷하다"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RoF의 목적이 가격 통제가 아니라 고객 경험 개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 세상에 벤츠밖에 없다면 RoF 시행 이후 고객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면서도 "현실에서는 BMW와 아우디, 렉서스, 제네시스 등 다양한 경쟁 브랜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민정 한성자동차 AS본부장(전무)은 올해 새롭게 선보인 멤버십 프로그램 '클럽 한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함샤우트글로벌


이어 "RoF가 가격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결국 판매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제조사와 딜러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고객이 여러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차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RoF 도입으로 수입차 딜러사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재고를 확보하고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느냐가 딜러사의 핵심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제조사가 가격과 재고를 직접 관리하는 체계에서는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에는 판매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차량을 구매한 이후 얼마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결국 고객 경험이 딜러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성자동차도 고객 경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멤버십 프로그램 '클럽 한성'이다. 신차 가격 자체를 할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애프터서비스와 차량 관리, 재구매 과정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민정 한성자동차 AS본부장(전무)은 수입차 딜러의 역할이 재고 관리에서 고객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함샤우트글로벌


김 전무는 "RoF 체계에서는 같은 벤츠 차량을 판매하더라도 어느 딜러사에서 구매했느냐에 따라 고객이 받는 경험은 달라질 수 있다"며 "한성자동차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자동차 유통 시장 전반이 제조사 중심 판매 체계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전무는 "10년 전만 해도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낯설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소비 방식이 됐다"며 "자동차 산업 역시 세상이 바뀌는 흐름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제조사가 판매를 주도하고 딜러사는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차량을 판매했느냐가 아니라 고객과 얼마나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자동차 구매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차를 사고, 수리하고, 다시 판매하고, 재구매하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을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딜러사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