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이 최진환 대표 체제에서 추진한 사업 다각화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신사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재매각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롯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롯데렌탈 재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본업인 렌터카 시장의 성장성이 제한적인 데다 최진환 대표 체제에서 추진한 카셰어링·중고차 사업 재편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사업을 통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재매각의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은 롯데렌탈 인수를 위한 단독 실사에 최근 돌입했다. 하지만 롯데렌탈은 해명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TPG 측과 롯데렌탈 지분매각 관련 실사 등 논의를 진행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추진됐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매각이 올해 5월 최종 무산된 만큼 이번 거래의 성사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어피니티가 제시했던 1조5700억원대 몸값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롯데렌탈이 독자 경쟁력만으로 어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롯데렌탈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19.3%로 업계 1위 사업자다. 다만 이 점유율은 2022년 21.4%에서 지난해 19.7%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 1분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정된 내수 시장을 두고 캐피털사 및 카드사, 중소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2023년 취임한 최진환 대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렌터카와 리스를 넘어 카셰어링, 중고차까지 아우르는 차량 서비스 풀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카셰어링 사업 'G car' 리브랜딩과 중고차 플랫폼 'T car' 출범에 공을 들였다.
올해 1분기 T car 판매량이 1352대에 그치면서 다양한 매물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롯데렌탈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1분기 카셰어링 사업은 매출 278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시장 1위 쏘카와의 브랜드 인지도, 플랫폼 경쟁력 격차도 여전하다. 쏘카가 FSD(감독형 완전자율주행)가 탑재된 테슬라를 구독 라인업에 포함하는 등 인기 차종 선택지를 확대하는 사이 G car는 국산차 위주에 머물러 주 소비층인 2030세대에게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카셰어링 사업은 보유 차량을 매각해서 수익을 내지 않는 이상 적자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라며 "궁극적으로는 흑자 전환이 목표지만 이를 위해 무리하게 차량을 매각하는 방식은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종 확대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덧붙였다.

중고차 소매 플랫폼 'T car'의 성장도 더딘 편이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1352대로 2025년 출범 이후 분기 판매량 2000대를 넘어선 적이 없다. 케이카, 엔카 등 기존 사업자와의 물량 및 인지도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시장 안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고차 판매는 품질뿐 아니라 다양한 매물 확보가 경쟁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1일 기준 T car 홈페이지에 등록된 판매 차량은 총 748대로 케이카(8342대), 엔카(23만4191대)에 크게 못 미친다. 최근 늘고 있는 수입 중고차 수요를 뒷받침할 물량도 부족하다.

롯데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롯데렌탈의 빠른 매각과 높은 몸값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매각 작업을 책임지는 최 대표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재무 전문가로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은 개선했지만 몸값을 끌어올릴 신사업 영역에서의 부진이 아쉽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중요도가 큰 사안인 만큼 최 대표로서는 매각 성사라는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렌탈 본업 외에 강하게 내세울 만한 요소가 부족해 높은 몸값을 받을 명분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