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승부처는 '척추'…테슬라 등 완성차 업계가 유리
테슬라·피규어AI, 척추 구조 설계에 고전 중
휴머노이드 출하량 올해 최대 4만대·2배 증가 전망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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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들이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봇의 기구 설계 중 가장 까다로운 척추 구조 구현과 대량 생산 능력 모두 자동차 제조사들이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리안 제이 수(Lian Jye Su) 옴디아 싱가포르 지사 수석 애널리스트는 15일 서울에서 열린 '옴디아 테크포럼 서울 2026'에서 "휴머노이드에는 아직 업계에서 대중화되지 않은 매우 독특한 척추 구조가 필요하다"며 "완전한 기계적 구조의 척추를 제작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로봇은 매우 단순하고 일직선 형태인 이른바 '스틱맨' 형태"라며 "척추 구조를 구축하면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피규어AI(Figure AI), 엔진AI(EngineAI) 등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수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그는 "척추 구조 구현에는 엔지니어링 기술력뿐 아니라 생산 규모를 확대해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능력까지 요구된다"며 "현재로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보유한 규모 덕분에 이 과제를 해결하기에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1만7000~1만8000대 수준이었으며 올해는 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3만6000~4만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대량 출하되는 물량 상당수는 중국 공급업체가 차지하고 있으며 바퀴형·하프사이즈 이족보행 로봇 등 상대적으로 구현이 쉬운 저가형 제품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의 사례는 완성차업체가 처한 현실적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보조시스템(FSD) 칩셋이 비전 처리를 위해 설계돼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테슬라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완벽한 엔드투엔드 지원 시스템을 갖춘다면 테슬라는 매우 뛰어난 로봇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 확대 속도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수 애널리스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옵티머스 1만대 생산 계획을 밝힌 데 대해 "확장 가능한 생산 역량이 더 우려된다"며 "그 정도 규모의 로봇을 짧은 시간 안에 생산하려면 공장 라인이 필요한데 미국에서는 이러한 전환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실제 해당 생산 역량을 갖추는 시점은 내년 말이나 2028년 중반쯤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대만 TSMC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는 "초당연산(TOPS) 1만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온칩(SoC)이 로봇용 최고급 칩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해당 워크로드 상당수가 인공지능(AI) 연산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봇 두뇌 역할을 하는 AI 모델을 둘러싼 기술 경쟁도 변수로 지목됐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은 언어로 동작을 생성하는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을 기반으로 하지만 수 애널리스트는 "우리 중 누구도 행동을 생성하기 위해 언어적 단서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VLA 방식의 비효율성을 언급했다.
완성차업체가 확보한 생산 규모와 부품 공급망은 척추 구조 구현 외에도 야외 환경 배치, 데이터 수집 인프라 구축 등 로봇 상용화 전 단계에서 두루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수 애널리스트는 "로봇 성공의 핵심은 근본적으로 기업과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적절한 데이터를 수집해 올바른 모델을 학습시키고 이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배포하는 역량이 결국 경쟁력을 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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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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