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2026년 7월)'에선 올해 국내 경제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가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파급효과에 힘입어 성장세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과 비용 충격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2026년 7월)'에서 "국내경제는 중동정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이 중동발 공급 충격에도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정책으로 충격이 상당 부분 완충됐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과 3대 메가 프로젝트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내수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며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반도체 호황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물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와 비용 충격 전이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급등과 고환율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분기(2.1%)보다 높은 3.0%를 기록했다. 향후 국제유가 변동성과 이상기후,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등이 물가의 상·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경상수지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와 컴퓨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이 급증하면서 상품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이어가고, 서비스수지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고환율 영향으로 적자 폭이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와 국제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경상수지 전망의 상·하방 리스크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고용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지난해보다 둔화되겠지만 내수 개선과 돌봄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업종 구조조정과 중동 전쟁 영향 등이 고용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중동 전쟁이 국내 산업에는 예상보다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정유·화학 산업은 공급망 차질로 타격을 받았지만 기업과 정부의 대응으로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은 크지 않았으며, 반도체 산업은 주요 원자재 대체 조달과 재고 활용으로 생산 차질 없이 호조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고용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빠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향후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공급망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주요 산업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투자 효과가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금속과 기계 등 비IT 산업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며, 전후 복구 수요 확대는 건설·방산·조선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불안이 심화돼 부정적 영향이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