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보완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 모여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회의장으로 들어가던 구윤철(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스1


정부의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16일 한 자리에 모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보완대책을 논의한 끝에 '신규상장 잠정 중단'과 '광고 금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 5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최근 국내 증시 급락 등 잦은 변동성을 야기한 원흉으로 지목됐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숏감마(short gamma) 구조를 갖고 있어 본주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광고 중지…시장 내 과열 경쟁 완화 즉시 시행

이날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오후 3시부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인 이른바 'F4 회의'를 열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업무보고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16일 오전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현재 관계부처인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모여 관련 내용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보완책을 신속히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알렸다.

이날 모인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방안 등에 초점을 맞춰 의견을 한데 모았다.


이날 회의를 통해 시장 내 과열 경쟁 완화를 즉시 시행키로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측면이 있는 만큼 시장 안정화 전까지 인버스 및 커버드콜 상품을 포함해 단일종목 상품과 관련된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

이미 상장·거래 중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증권사·운용사 등의 광고 및 이벤트성 마케팅도 즉시 금지한다.


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실제 자산가치보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팔지 않도록 괴리율 관리도 강화(모든 ETF·ETN-상장지수증권 적용)하기로 했다.

증권사(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국내)에서 2%(국내)로 강화한다. 증권사가 고의·중과실로 괴리율 관리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해당 증권사의 신규 종목에 대한 유동성공급업무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 제고를 위해 운용사가 운용 중인 ETF가 한국거래소가 정하는 적정괴리율을 위반한 경우 해당 운용사의 신규 ETF 상장 제한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8월 중에는 투자유의종목 지정절차도 개선한다. 현재 괴리율이 급격히 상승해 시장에서 적정가격이 형성되기 어려운 ETF의 경우에도 ▲적출 ▲지정예고 ▲지정 등 3단계를 거쳐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단일가매매로 전환할 수 있어 괴리율 상승시에도 적시에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개선해 시장상황에 신속 대응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괴리율이 괴리율 관리의무의 2배를 반복 초과하는 ETF는 2단계(적출▲지정예고, 지정)를 거쳐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절차를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보완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사진은 16일 코스피 종가가 안내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시장 안정·투자자 보호 위한 내실화 강화 초점

국내상장 및 해외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위해 이수해야 하는 사전교육도 내실화한다. 교육시간 확대는 8월중 시행하고 평가 강화는 7월중 시행한다.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을 통한 투자자 위험 안내도 8월중 강화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수요 안정을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강화한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국내상장 및 해외상장)을 신규로 매수하려는 개인일반투자자는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 이상 의무 예치해야 하는데 기본예탁금을 산정할 때 계좌 내 현금뿐만 아니라 주식·ETF(레버리지 ETF 제외)·채권 등 대용증권 시가의 70%를 기본예탁금에 포함해 왔다.

증권사별로 통상 거래 3개월 경과 뒤 투자자의 거래경험 등을 감안해 기본예탁금 요건을 완화 또는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개선해 투자자가 충분히 위험을 알고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경우에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국내상장 및 해외상장)을 신규 투자 또는 추가 매수할 수 있도록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상향(8월5일쯤 시행 예정)한다.

보유한 대용증권은 기본예탁금 산정시 제외(현금만 기본예탁금으로 인정, 8월19일쯤 시행 예정)할 방침이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통상적인 레버리지 상품의 발행가격(1만~2만원)과 유사하게 발행·유통되고 있어 기초주식 대비 낮은 가격으로 투자가 가능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초주식 대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증권사별 전산개발 등을 거쳐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매매수량 단위를 현행 1좌에서 20좌(잠정)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기관은 시장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한편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와 투자자 등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추가 보완조치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시장 활성화, 연금 등을 통한 장기투자 유도, 혁신적인 금융상품 도입 등 자본시장 체질개선을 위한 노력은 흔들림 없이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도 코스피·코스닥은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보다 323.91포인트(-4.45%) 떨어진 6960.50에 장을 시작했던 코스피는 장중 최저 6730.87까지 밀리는 등 하루 종일 약세가 이어지다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에 마감됐다.

전 거래일 보다 16.11포인트(-1.94%) 내린 813.32로 출발했던 코스닥은 장중 최저 786.59까지 떨어진 뒤 잠시 80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다시 밀리며 37.59(-4.53%) 하락한 791.84에 종료됐다.

급락세가 이어진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오전에 1시간10분 차이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