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부동산 취득자금 대출을 불법 알선한 메리츠증권 전직 임원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메리츠증권 본사 사옥. /사진=머니투데이


부하 직원들을 통해 1000억원대 부동산 취득자금 대출을 알선받고 대가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리츠증권 전직 임원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가 무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은 1심보다 줄었다.


22일 서울고법 형사4-1부(부장판사 김인겸·성지용·전지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증재·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모 전 메리츠증권 전무에게 징역 7년6개월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8년과 비교하면 형량이 6개월 감형됐다.

재판부는 박씨가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미공개정보로 이용했다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박씨가 이용한 정보가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씨는 메리츠증권 재직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며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부동산을 사들이고 부하 직원들에게 취득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알선을 청탁한 뒤 대가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경법상 수재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직원 김 모 씨와 이 모 씨에 대해서는 항소가 기각됐다.

이에 따라 김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 이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4억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이 유지됐다. 김씨와 이씨에 대한 추징금 4억6178만여원과 3억8863만여원도 각각 유지됐다.


김씨와 이씨는 2014년10월부터 2017년9월까지 박씨로부터 부동산 담보대출 알선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각각 4억6000만원과 3억8000만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10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PF 기획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의 사익 추구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감원은 당시 박씨가 가족 법인을 통해 약 900억원 상당의 부동산 11건을 취득·임대한 뒤 이 가운데 3건을 처분해 약 100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씨가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들을 범행에 끌어들였고 범행으로 발생한 막대한 수익을 사실상 독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김씨와 이씨의 상급자로서 이들을 끌어들이고 범행을 주도했다"며 "이로 인한 막대한 범죄수익을 사실상 독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전부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참작할 때 엄정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