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없는 여름' 가자지구…전력난에 식중독 위험 '이중고'
이스라엘 봉쇄로 냉장고 무용지물
30도 넘는 폭염에 식중독 위험 노출
국제기구 "식품 부패로 인간 질병 증가 우려"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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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이 냉장고를 사용하지 못해 식중독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식량을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냉장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식량을 보존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알자지라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들은 식량난을 겪는 와중에 힘들게 얻은 음식을 보관할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력난으로 냉장고가 작동하지 않아 식료품이 쉽게 부패한다. 가자지구의 최근 10일 평균 낮 기온은 영상 31도에 달해 식중독균이 쉽게 번식한다.
주민들은 음식이 상해가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 아이와 함께 임시 텐트에 거주하는 말락 알자닌은 매체를 통해 "공동 급식소에서 밥과 고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다 먹고 난 후 남은 음식을 보관할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는 먹고 밥은 버렸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냉장고에 천을 덮어 테이블과 수납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상자나 바구니에 음식을 넣고 냉장고였던 수납장 안에 보관하는 식이다. 채소가 상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그늘이 지는 구석으로 바구니를 수시로 옮긴다. 식량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상한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경우도 많다. 유엔은 식품 부패로 인한 질병 발생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유료 냉장 보관 사업도 생겼다. 모하메드 알 자아닌은 가자지구의 임시 캠프 근처에서 디젤 발전기로 냉장고를 가동한다. 주민들은 그에게 돈을 주고 음식을 맡긴다. 한 달 전기세만 1500셰켈(약 488달러)에 달한다. 이 비용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전가된다. 그럼에도 돈을 주고 냉장고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는다.
베네딕트 기아에버 노르웨이 난민위원회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서 에너지는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국제 사회는 모든 인도주의적 노력에서 에너지를 최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가자지구의 전력 공급 선로를 전면 차단했다. 이후 식량, 물, 연료 등 물자 반입까지 완전히 막는 '전면 봉쇄'를 선언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압박하고 나섰다.
유엔은 지난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전기를 끊은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이프 마간고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은 "전기 공급이 끊기면 가자지구의 마지막 남은 해수 담수화 시설, 의료 시설, 빵집들이 문을 닫을 위험에 처한다"며 "이는 민간인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력 충돌 당사자를 압박하기 위해 전체 민간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목적으로 구호품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집단 처벌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덧붙였다.
국제 사회의 우려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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