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병주 "방산 세액공제 3%→15% 이상…선택적 모병제 완수"
국방부 이르면 연내 모병제 입법 추진
김 의원,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강조
6개 법률 묶은 'K방산 패키지법' 계획
전작권 전환, 당장해도 공백 없다 주장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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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년 한국은 세계 최고 성능의 K2 전차를 만들어놓고도 팔지 못할 뻔했다. 방산 수출은 판매국 정부 은행이 수입국에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무기를 사도록 하는 게 국제 관례다. 폴란드와 2022년 60조원 규모 무기 도입 총괄계약을 맺은 뒤 K2 전차 180대·K9 자주포·천무 계약이 잇따르면서 한국수출입은행 자본금이 바닥났다. K2 820대 후속 계약은 발이 묶였다. 폴란드 새 정부는 시중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낮은 한국 정부의 정책금융을 요구했다. 국회는 2024년 2월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 수은 자본금 상한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렸다. 다만 실제 증자에 시간이 걸리면서 9조원 규모 후속 계약이 최종 체결된 것은 2025년 8월이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경기 남양주시을)은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자본금 부족으로 방산 수출이 지연되는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수출입은행법·무역보험법을 포함해 총 6개 법률을 하나로 묶은 'K방산 패키지법' 처리를 목표한다고 밝혔다.
6개 법률은 ▲수출입은행법(방산 전용 수출금융 프로그램 법제화) ▲무역보험법(방산 수출 전용 보증 상품 신설) ▲조세특례제한법(생산설비 세액공제 확대) ▲방위사업법·방위산업기술보호법(기술이전·절충교역·후속군수지원 지원 체계 구축) ▲방위산업발전법(중소·벤처기업 비용보상)으로 구성된다.
#2.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선택적 모병제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여러 차례 약속했던대로 징집병들을 최소화하고 모병을 통해 자기 자신의 직장으로 군을 선택할 수 있게 바꿔나가겠다"며 "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결코 아까운 시간으로 허비되지 않고 사회에 나가서도 충분히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군 체제를 바꿔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이 거론한 선택적 모병제의 일환으로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육성을 제시했다. 드론·전자전·정밀유도 장비를 실전 수준으로 운용하려면 18개월 의무복무로는 부족해 최소 3~4년의 집중 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장기복무를 전제로 첨단 전투기술을 익힌 부사관이 전역 후에는 방산업체 전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군을 첨단 기술인력 육성의 플랫폼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선택적 모병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입법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정부 입법으로 군인사법·병역법 등을 개정해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군인사법에는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의 직위 체계와 장기복무 유인 조항이, 병역법에는 지원입대 경로 확대와 기술복무 인정 기준이 담긴다.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선택적 모병제 추진"
-선택적 모병제가 왜 필요한가.▶당장의 제도 교체가 아니라 20년을 준비하는 설계다. 미래전 준비와 청년 일자리 확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국가전략이다. 2040년 병역자원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드론·사이버·AI 전장에서 숫자로만 채울 수 없다. 질 높은 기술병력이 필요한데 현행 의무복무 구조로는 그 인력을 육성할 시간도 유인도 없다. 청년들에게 군 복무는 경력 단절이 아니라 기술 취득과 취업 연계로 전환돼야 한다. 국가가 기술을 가르치고 전역 후 방산·첨단산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면 청년도 국방도 윈윈하는 구조다.
-선택적 모병제의 일환으로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을 주장하셨다.
▶그렇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몇 대가 기갑부대 전체를 무력화했다. 소총을 들고 진지를 지키는 병사가 아니라 드론을 조종하고 전자전 장비를 운용하는 인력이 전장의 핵심이 됐다. 그 인력은 18개월 의무복무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드론·AI 전투체계를 실전 수준으로 운용하려면 최소 3~4년의 집중 훈련이 필요하다.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은 장기복무를 전제로 첨단 전투기술을 체계적으로 익히고 그 전문성이 전역 후 민간 기술인력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직위다. 군이 첨단 기술인력 육성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육성이 K방산 생태계에도 기여할 수 있나.
▶확신한다. 오히려 이 연결이 핵심이다. K방산이 수출은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무기는 팔았는데 운용할 인력이 없다'는 소리가 나온다. 방산 수출은 제품 납품으로 끝나지 않는다. 후속군수지원, 현지 훈련 지원, 기술이전까지 패키지로 이행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없다.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이 드론·전자전·정밀유도 장비를 실전에서 운용하고 전역하면 방산업체에서 즉시 전력으로 기능한다. 군과 방산 생태계의 인력 순환 고리를 법과 제도로 만드는 것이 선택적 모병제의 실체다.
-관련 법 개정 계획은 어떻게 되나.
▶군인사법·병역법 두 축을 동시에 손봐야 한다. 군인사법에는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의 직위 체계와 장기복무 유인 조항을, 병역법에는 지원입대 경로 확대와 기술복무 인정 기준을 담아야 한다. 국방부와 협의하고 법제실에 곧 의뢰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입법 의뢰를 마무리하고 발의를 목표하고 있다. 제도 하나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군 복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이다. 국방위 간사로서 이 입법을 반드시 완수하겠다.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선택적 모병제 시행을 목표하나.
▶그렇다.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선택적 모병제가 추진될 수 있도록 입법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방부가 내년 초부터 추진하려는 것으로 안다. 다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니 정부 측 초안으로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쳐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연내 입법을 목표하고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 만큼 시기는 융통성이 있다.
"방산수출 지연 원인, 절반은 금융"
-방산 패키지법 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방산은 반도체처럼 국가전략산업인데 법·제도 대우는 비교가 안 된다. 이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패키지법의 출발점이다. 무기 수출 주문이 들어온 이후 공장을 지을 수 없다. 탄약 생산라인, 항공기 조립라인, 함정 건조 설비는 평시에 이미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 선제 투자를 국가가 뒷받침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근거가 없다.
-패키지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총 4개의 축이다. ▲방산 생산설비 세액공제 확대(조세특례제한법) ▲수출금융 전용 프로그램 법제화(수출입은행법·무역보험법) ▲기술이전·절충교역·후속군수지원 패키지 지원 체계 구축(방위사업법·방위산업기술보호법) ▲중소·벤처기업의 비용보상 조항(방위산업발전법) 등 총 6개 법률을 하나의 구상 아래 묶는 것이다. 방산 수출은 한 번 신뢰가 깨지면 시장에서 퇴출이다. 신뢰를 지탱하는 건 기술력과 이행능력이고 이행능력을 뒷받침하는 건 결국 법·제도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등과 공동 발의하려고 한다. 반도체 패키지법처럼 묶어야 한다.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는 세액 공제가 15%인데, 방산이 3%인데.
▶맞다. 방산과 반도체의 차이가 없다. 둘 다 국가 생존과 직결된 전략 수출산업이다. 방산은 안보가 붙어 있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런데 세액공제율은 반도체의 5분의 1 수준이다. 방산 분야도 대기업 15%, 중소·중견기업은 25% 이상이 타당하다. 정책 의지의 문제다.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협력 중소기업 투자·육성 실적에 연동하면 그 효과가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된다. K방산의 경쟁력은 수백 개 소재·부품 중소기업에서 나온다.
-폴란드 K2 전차 등 수출 지연 상당수가 '금융 미스매치'에서 비롯됐는데.
▶수출 지연 원인의 절반은 금융이다. 구매국은 장기 할부, 저리 융자, 현지 생산 연계를 요구하는데 우리 금융 체계에는 그에 맞는 상품이 없다.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 방산 전용 수출금융 프로그램을 법제화해야 한다. 일반 수출금융과 분리된 별도 한도와 우대금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무역보험법도 개정해 방산 수출 전용 보증 상품을 신설해야 한다. 수주잔고가 100조를 넘는다고 이행이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 계약은 정부가 했지만 금융은 기업이 혼자 감당하는 구조다. 여기서 발생하는 미스매치가 납기 지연으로, 납기 지연이 신뢰 손상으로 이어진다. 방산 수출금융은 안보 투자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가 수익성 논리로 판단해선 안 된다. 패키지법에 원칙을 명시할 것이다.
-여야의 공동발의를 목표하고 있는 시점은.
▶방산에는 여야가 없다. 안보의 문제이고 국가 경쟁력의 문제다. 법제실 입안 의뢰를 마무리하고 가능하면 하반기 중 국민의힘 국방위 위원들과 공동발의를 목표로 협의 중이다. 세제 부분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도 연계해야 해 당 차원의 협력 구도도 함께 가져갈 것이다. 여야 공동발의의 조건은 하나다. 방산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명시하고 그에 맞는 지원 체계를 법에 담는다는 원칙에 동의하면 된다. 이 법이 통과되는 것이 K방산의 다음 10년을 결정한다.
-청와대 방산비서관 신설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컨트롤타워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행하고 있다. 당에선 방위산업특별위원회를 별도로 마련해 30여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국방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대표들이 다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 방산특위는 현장 간담회를 통해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 방위사업청,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업체, 지역 국회의원까지 한자리에 모은다. 공장 규제 해제나 세제 혜택처럼 지자체 차원에서 풀 것은 그 자리에서 풀고 못 푸는 것은 국회에서 입법이나 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군사관학교 설치 우려 이해…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당장해도 공백 없어"
-국방개혁이 왜 이 시점에 필요한가.▶12·3 내란이 개혁의 필요성을 완전히 증명했다. 군이 정치에 동원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눈으로 봤다. 국군방첩사령부는 내란의 핵심 도구로 기능했다. 민간인 사찰과 국회 봉쇄 모의에 군 정보기관이 동원됐다는 것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이 그것을 허용한 구조적 문제다. 군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는 것이 개혁의 본질이다. 내란을 겪고도 군을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국군사관학교 설치와 관련해 각 군의 정체성과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려 자체는 이해한다. 각 군 사관학교의 정체성이 중요한 건 맞다. 그러나 지금 사관학교 체계가 합동 작전을 수행하는 장교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지는 별개의 질문이다. 현대전은 합동이고 육·해·공이 따로 싸우지 않는다. 교육 단계부터 합동 마인드를 심어야 한다는 논리는 충분히 타당하다. 핵심은 통합의 방식이다. 정체성을 없애는 통합이 아니라 각 군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합동성을 강화하는 교육 체계로 설계해야 한다.
-정부는 2028년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는데 주한미군은 2029년에나 '조건에 기반한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 우려는 없나.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분명히 말한다. 지금 당장 전환해도 안보 공백은 없다. 주한미군, 확장억제, 연합방위체제도 그대로 유지된다. 바뀌는 건 하나, 지휘권이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동맹이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2029년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한다는 것이다. 그때는 전작권 전환 논의 자체가 다음 행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농후하고 기회의 창이 닫힌다. '조건에 기반한 전환' 원칙은 맞지만 그 조건을 이유로 계속 미루는 것 자체가 더 큰 전략적 리스크다. 지금이 전환을 완료할 수 있는 마지막 적기다.
-방첩사 해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전작권 전환 등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속도전' 우려가 있다.
▶방첩사 해체·재편은 우선순위 논쟁 자체가 필요 없다. 내란 재발 방지가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다. 사관학교 통합은 각 군의 정체성, 교육 체계, 인력 설계까지 맞물려 있어 충분한 설계와 현장의 동의를 확보하면서 가야 한다. 여기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전작권 전환은 지금이 적기여서 늦출 이유가 없다. 개혁의 동력은 국민과 군 내부의 신뢰에서 나온다. 국방위 간사로서 그 설계를 책임지겠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경기 남양주시을) 프로필
▲1962년 경북 예천 출생 ▲강릉고 졸업 ▲육군사관학교 40기 ▲전남대 경영학 석사 ▲경기대 국제정치학 박사 ▲육군 제30기계화보병사단장 ▲육군 미사일사령관 ▲육군 제3군단장 ▲제27대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육군 대장)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비례대표·더불어시민당) ▲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민주당 한반도위기관리TF 단장 ▲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경기 남양주시을·민주당)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방위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김병주 의원은 오는 19일 오전 9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행미디어 시대와 '시대포럼: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 2차 숙의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다. 이 토론회에는 이광형 전 KAIST 총장과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교수가 각각 '기정학(技政學) 시대의 10만 연구병'과 '초일류 방산국 도약 패키지 설계'를 발제한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 방위사업청 관계자가 토론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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