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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직접 수사를 허용해 온 한국의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72년 만에 사법 체계가 대전환을 맞았다. 검사는 직접 수사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재수사·시정조치 '요구권'을 부여받아 형사 절차에 간접 관여하게 됐다.
국회는 31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피해자 보호 등을 우려한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전날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직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해 표결에는 불참했다.
개정안은 오는 10월2일 검찰청법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핵심이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고 사법경찰관을 수사 주체로 일원화한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민주당이 밝힌 개정안 골자는 5가지다. ▲수사·기소 분리와 검사 직접 수사권 폐지 ▲검사 직접 수사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재수사·시정조치 요구권 부여 ▲수사 전 과정 기록과 압수수색 영상 녹화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검사 전건 송치 등 피해자 권리 강화 ▲재정신청 대상 확대와 공소기각 판결 사유 신설 등이다.
막판 쟁점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일부라도 남길지 여부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한적 예외 허용의 필요성을 밝히는 등 여권 내부에서도 공감론이 일었으나 '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로 당론이 정리되며 개정안이 성안됐다. 검사는 원칙적으로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고 경찰에 요구하는 방식으로만 관여한다.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1개월 안에 이를 마치고 결과를 검사에게 알려야 한다. 수사 기간은 필요하면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수사 과정의 모든 자료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해야 한다.
피해자 보호가 미진할 수 있다는 우려에 보완책을 마련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은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사건 기록의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받는다.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가 새로 담겼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재선·경기 수원갑)은 전날 제안 설명에서 "70년 만에 국민 기본권을 더 두텁게 보호하는 개정"이라며 "범죄에 대한 실효적 대응은 물론 국민의 인권 보장을 강화해 범죄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3선·경남 통영시·고성군)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법안에는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의 요건을 완화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누가 봐도 재판 중지 상태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입법"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법안이 '이재명 탈옥법'이라는 오명을 받기 싫다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라"며 "국민의힘은 이 악법을 철폐하기 위해 헌법심판 청구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사회적 약자의 방어막은 빼앗고 권력자 방탄막 내밀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날에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력이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장치"라고 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정부로 이송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송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그간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국회에 맡겨온 점으로 볼 때 재의요구권 행사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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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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