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학회와 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카지노산업 법·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열고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인상과 카지노업 법·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황정원 기자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인상과 카지노업 갱신허가제 도입을 둘러싸고 카지노 업계와 정부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카지노 업계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복합리조트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라고 반발한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제도 정상화 차원의 개편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국관광학회와 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는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카지노산업 법·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인상과 갱신허가제 도입, 양도·양수 사전인가제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제도 개편안을 놓고 업계와 학계의 의견이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체계 개편 방향을 공개했다. 문체부는 연매출 3000억원 이상 구간을 신설해 해당 구간에 최고 15%의 부담률을 적용하고 5년 단위 갱신허가제와 카지노업 양도·양수 사전인가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업계는 투자 위축과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문체부는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세부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는 복합리조트를 기존 카지노와 동일한 규제로 관리하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강대석 인스파이어 법무팀 전무는 "인스파이어는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약 2조원을 투자해 복합리조트를 조성했지만 개장 2년 반이 지난 현재도 금융비용과 토지비용 등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단기간에 바뀌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한국을 신뢰하고 투자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카지노는 전체 시설의 4%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호텔과 공연장, 쇼핑시설 등 비카지노 시설"이라며 "규제보다 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관광산업과 카지노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울스텐홈 인스파이어 최고 카지노운영책임자(COO)는 "복합리조트는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의 일관성이 전제돼야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투자가 이어져야 일자리와 세수가 늘고 이를 관광산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인스파이어 전략담당 이사는 "인스파이어는 4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 아레나를 조성했다"며 "복합리조트는 단순한 카지노 사업이 아니라 K컬처와 관광산업을 뒷받침하는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금 부담이 늘어나면 공연장과 문화시설, 관광 인프라에 대한 민간 투자 여력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 자본의 투자 관점에서 카지노 산업과 복합리조트에 대해 발언하는 스티븐 울스텐홈 인스파이어 최고 카지노운영책임자. /사진=황정원 기자


롯데관광개발도 투자와 고용, 자금조달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방상훈 롯데관광개발 인사 이사는 "2021년 103명이던 직원 수가 현재 1210명으로 늘었고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3000명이 지역경제와 연결돼 있다"며 "갱신허가제가 도입되면 사업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채용과 투자 모두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장성 롯데관광개발 재무담당 이사는 "지난해 카지노 매출 4700억원 이상을 올렸지만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515억원을 납부한 뒤 세전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며 "기금 인상 보도가 나온 직후 기관투자자가 700억원 규모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청구했고 금융기관들도 리파이낸싱 가능성을 문의하는 등 투자환경이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현재 제도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열 배화여대 겸임교수는 "30년 전 만들어진 제도로 현재의 복합리조트를 같은 기준에서 논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뒤 "싱가포르와 마카오처럼 복합리조트를 관광산업 핵심 인프라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체부는 업계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관광기금 부담률을 일괄 15%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고매출 구간을 신설해 해당 구간을 초과하는 매출에만 15%를 적용하는 방식이며 구체적인 누진 구간과 부담률은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업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매출 기준 부담금 부과는 미국과 싱가포르, 마카오, 일본 등 대부분 국가가 채택한 방식이고 관광기금은 일반 세입이 아닌 관광산업 전반을 위한 공공재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갱신허가제 역시 기존 허가 조건의 지속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제도로 재허가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