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오는 10월 시행된다. 이에 맞춰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된다. 형소법은 인권 보호와 정의 구현을 위해 형사 사법 체계를 규정한 법이다. 개정 형소법이 이런 입법 취지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지 두고 각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삽화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만들었다.


오는 10월 개정 형사소송법(형소법) 시행 이후 나타날 가장 중대한 변화는 무엇일까.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고, 이에 따라 직접 수사권이 사라진 검사의 역할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도주호 변호사는(법무법인 LX)는 "검사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수사 감독관'으로 바뀌는 것"이라며 '역할 변화'를 강조했다. 반면 강민구 변호사(법무법인 도울)는 "검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고 경찰이 신청한 영장의 '서류 중재자'가 된다면 인권 보호 관문 하나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승환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검사가 간략한 보완수사도 할 수 없게 됨으로써 범죄자를 처벌하는 데 더 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건 처리 지연을 개정 형소법의 가장 큰 변화로 지목했다. 사건 처리가 늦어지면서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점에선 세 변호사 의견이 일치했다. 또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의 의도적 사건 왜곡이나 '암장'을 막기에 개정 형소법의 대안이 부실하다는 것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도 변호사는 경찰대를 나와 일선 경찰서에서 강력범죄수사팀장을 지냈다. 검사 출신인 박 변호사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역임했다. 강 변호사는 부산지방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뒤 대법관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경찰과 검찰, 판사 출신인 세 변호사는 각각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정 형소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시대]는 세 변호사에게 동일한 10가지 질문을 던졌다.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인해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리만 남았다.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증거를 수집할 수도 없다. 앞으로 생길 가장 중대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찰 출신 도주호 변호사: 검찰 단계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다. 개정법에서 검사는 면담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을 증거로 쓸 수 없다. 변호사로서 사건 방어 전략의 무게중심이 경찰 단계로 완전히 옮겨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경찰에서 다투다 안 되면 검찰에서 승부를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경찰 출석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승부처가 된다는 것이 가장 실감할 변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검사가 사라진 게 아니라 하는 일이 바뀌었을 뿐이다. 대부분 검사 역할이 축소됐다고 하는데, 포지션이 바뀐 것에 가깝다고 본다. 직접 수사를 못 하는 대신 경찰 수사를 객관적으로 보고 관리하는 자리에 선 것이다. 개정법에 검사의 객관의무가 새로 명문화됐다.(제246조의2) 경찰 수사가 중대하게 위법하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예전처럼 경찰과 검찰이 한 방향으로 '이 사람 나쁜 X이다'하고 밀고 나가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검사는 '수사의 감독관'으로 자리가 옮겨졌다고 생각한다.


/사진=법무법인 LX 제공


▶검찰 출신 박승환 변호사: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원칙적으로 서면에 의해서만 판단해야 하고, 스스로 간략한 보완수사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사건 처리가 지연될 것이다. 특히 범죄자를 처벌하는 데 더 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기관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경찰,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다변화됨에 따라 수사 총량이 증가할 테고, 대중의 관심을 끄는 사건을 두고 수사기관 간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다. 반면 관심을 끌지 못하는 대부분의 민생 사건은 '사건 떠넘기기' 등으로 지체될 우려가 있다.

▶판사 출신 강민구 변호사: 가장 중대한 변화는 경찰 수사의 오류·부실·편향을 다른 수사기관이 직접 바로잡는 '마지막 교정 장치'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36년 동안 법관으로서 경찰과 검찰이 작성한 수사 기록을 심사하고, 현재는 변호사로서 그 기록의 영향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형사사건은 기록을 읽고 법률만 적용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피의자나 피해자를 만나고, 누락된 계좌·통신·디지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현장과 진술의 모순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정 형소법에선) 검사가 면담 과정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결국 검사가 수사의 허점을 발견해도 직접 메울 수 없고 다시 경찰에 요구해야 한다. 그 결과 경찰 수사,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경찰의 재수사, 검사의 재검토가 반복되는 '사건 핑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수단이지 실체적 진실 발견을 포기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사권은 경찰과 중수청에 집중되는데, 기소에 책임을 지는 검사는 수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다.


-검찰은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왜곡하거나 '암장'할 경우 규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검사가 수사기관의 변경을 요구하거나 해당 경찰의 징계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충분한 보완 조치라고 생각하나.

▶도 변호사: 검사의 관서 지정권은 매우 중요하다. 저도 수사팀장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우리 팀이 맡던 사건이 다른 팀이나 다른 관서로 넘어가는 건 수사하는 사람 입장에서 징계보다 훨씬 무겁게 받아들여진다. 팀 평가 및 관서 실적과 직결되고, 무엇보다 '수사를 제대로 못 한다'는 판정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조항이 경찰에 수사의 완결성을 더 요구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사건 암장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첫째, 관서를 바꾸려면 '그 관서에서는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 판단을 송치기록만 보고 해야 한다. 암장은 애초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 행위다. 둘째,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한다고 해도 중수청은 관할 범위가 정해져 있고 인력도 이제 막 채우는 단계다. 당분간 모든 사건에서 충분한 대안이 되지 못할 것이다. 셋째, 이미 상당히 진행된 사건을 새 기관이 처음부터 다시 파악해야 하니 관서를 바꾸는 것 자체가 시간을 잡아먹는다. 즉, 이번 조치들은 평상시 경찰의 수사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사건을 덮으려는 경우를 잡아내는 데는 여전히 부족하다. 실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보고, 보완해가며 제도를 운용해야 할 것이다.

▶박 변호사: 경찰은 초동수사부터 피의자, 피해자, 참고인을 직접 조사해 송치 여부를 판단하고, 판사도 법정에서의 심리를 통해 피고인, 피해자, 참고인을 직접 대면해 심증을 형성하고 판결을 내리는 데 반해 검사는 원칙적으로 서면으로만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불균형이 있다.
실무적으로 보더라도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후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와중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 보완수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른 수사기관에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의미 있는 조치라고 생각한다. 다만 타 수사기관이 진행한 사건을 중간에 갑자기 개입하게 된 수사기관이 책임 있게 보완수사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제공


▶강 변호사: 다른 수사 관서 지정, 경찰 징계 요청은 필요한 장치지만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려면 우선 무엇이 누락됐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경찰이 중요한 증거의 존재 자체를 기록에서 빼거나 수사 방향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면 검사로서는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무엇이 빠졌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빠진 것을 채우라고 요구하라'는 구조다. 특히 증거가 사라질 위험이 있거나 구속 기간이 임박한 사건의 경우, 관서 변경과 징계 절차를 밟는 동안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경찰의 이해충돌이나 의도적인 증거 누락이 의심되는 경우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해서 이행되지 않는 경우 ▲증거인멸 우려 등 긴급성이 있는 경우 ▲피해자의 이의신청에서 중대한 수사 누락이 소명된 경우에는 예외적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 검사의 보완수사는 송치된 범죄사실과 직접 관련한 범위로 한정하고 수사 기간 제한, 별건 수사 금지, 사후 심의위원회 검증 등을 의무화하면 과거와 같은 검찰권 남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피해자 보호 조치의 하나로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진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지연되면 사건 관계인이 수사관서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고소인 등 사건 관계자들이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 기록을 열람·복사하는 조치도 신설됐는데, 이 정도면 피해자 보호 대책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도 변호사: 가장 실질적인 진전은 수사 관계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경찰이 불송치 결정서에 기재한 것만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기록을 보고 어느 지점에서 판단이 갈렸는지, 어떤 증거가 빠졌는지 확인한 뒤 다툴 수 있다. 이에 따라 불송치 결정서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증거 불충분, 혐의없음'에 대한 수사 결과 내용이 길어야 한두 페이지다. 법원 판결문은 당사자가 주장한 것에 대해 반드시 판단해야 하고, 기타 주장이라도 한 줄은 적어야 판단 누락이 되지 않는다. 수사 결과 서류에는 지금까지 그런 점이 부족했는데, 기록이 공개되는 순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불송치 결정서를 작성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자료에 대해 어떻게 판단했는지 결정서에 남아 있어야 나중에 기록을 본 사람이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사기관은 힘들어진다. 고소인 또는 고발인 중 수십 가지를 주장하는 분들이 있고, 그중에는 허황한 것도 많다. 그걸 다 판단해서 적으려면 수사가 늘어질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경찰에 그만큼 권한이 주어진 것이니 그에 따른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박 변호사: 이번 형소법 개정으로 공소청과 수사기관 사이에 반복적으로 보완수사 요구가 이뤄지고, 기소율 저하 및 무죄율 증가로 피의자보다 피해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같은 파급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 조치에 일정 부분 보완이 이루어진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의신청권이 허용되는 고발인 중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졌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수사 지연 시 경찰이 수사 경과 및 수사계획을 제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을지 등 실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강 변호사: 방향은 옳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고발인에게 이의신청권을 인정하고, 사건관계자가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 기록을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기록을 보지 못한 채 이의신청하라는 것은 사실상 눈을 가린 구제 절차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수사가 6개월 이상 지연된 뒤에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 성범죄·스토킹·가정폭력처럼 증거 소실과 보복 위험이 큰 사건에서는 너무 늦다. 긴급 사건은 훨씬 짧은 별도의 이의제기 기간을 둬야 한다. 둘째, 이의를 제기 받는 주체가 같은 수사 관서의 장이라면 내부적인 자기 검증에 그칠 수 있다. 수사관서 장의 판단에 불복할 경우 공소청이나 별도의 외부 심의 기구에서 재심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셋째,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기록 열람·복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은 자칫 포괄적인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 개인정보와 수사 기밀만 가리고 부분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거부할 때는 구체적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 신속한 불복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
피해자 보호는 권리를 선언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 권리를 행사했을 때 누가, 언제까지,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법률로 규정해야 비로소 실효성이 생긴다.

/사진=법무법인 도울 제공


-피해자 단체가 가장 우려한 것은 '사건 처리 지연 가능성'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단계 수사 기간이 늘어났는데(평균 형사사건 처리 기간 2020년 142일→2024년 312일),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없어지면 수사가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막기 위해 경찰은 '사건 수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공소청 송치 여부를 결정하고, 검사 역시 3개월 이내에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생각하나.

▶도 변호사: 3개월 기한은 이미 수사 준칙과 경찰 내부 지침에 담겨 있다. 지금도 그 기준이 잘 지켜지지 않는데, 법률에 옮겨 적는다고 결과가 달라질지 의문이다. 결정적으로 이 기한을 넘겼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사건이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고 불이익이 따르는 것도 아니다. 근본 원인은 수사관 1인당 사건처리 건수에 있다. 현재 수사관 한 사람이 30건, 40건씩 사건을 굴리고 있다. 인력이나 사건 배당 구조를 건드리지 않고 기한만 정한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걱정되는 역효과도 있다. 기한이 성과 지표가 되면 서둘러 결론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긴다. 서둘러 내리는 결론은 대체로 불송치일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오는 10월 이후가 더 걱정이다. 개정법 부칙에 따르면, 이미 검찰에 송치된 사건도 개정 절차의 적용을 받는다. 지금 검찰에 쌓인 미제 사건 가운데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들이 시행일을 기점으로 한꺼번에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형태로 넘어갈 것이다. 경찰은 원래 들고 있던 사건에 더해 이 물량(검찰의 미제사건)을 받게 된다. 아마 시행 초기 사건 처리 지연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박 변호사: 기존 형소법에도 고소, 고발 사건을 3개월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으나 훈시규정일 뿐이다. 게다가 최근 검찰에는 검사들의 사직과 특별검사 파견으로 인한 근무 인력 감소로 1년 이상 초과한 장기 미제 사건이 폭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공소청은 직접 보완수사 대신 다른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보내야 하는 등 형사사건 처리 절차가 복잡해짐에 따라 일선에서의 사건처리 지연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변호사: 처리 기한을 법률에 명시한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숫자만 정한다고 사건 처리가 빨라지지 않는다. 기한을 넘겼을 때의 구체적인 법적 효과와 인력·예산·사건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하지 않으면 3개월은 또 하나의 권고적 목표에 그칠 것이다.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사건 처리에 3개월을 넘길 경우 ▲담당자가 지연 사유와 향후 수사계획을 사건 관계인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거나 ▲상급자의 서면 승인을 받아야만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하거나 ▲일정 기간을 넘기면 상급 수사 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으로 자동 재배당되도록 해야 한다. ▲단순 사건·전문 사건·대형 경제 사건을 구분해 처리 기한을 차등 지정하거나 ▲장기 미제 사건과 보완 수사 반복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이번 개정으로 업무 단계가 하나 더 늘어나는데 인력과 절차는 그대로 둔다면 사건 지연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건 피해자만큼 피의자 인권도 보호돼야 한다. 개정 형소법으로 검사의 직접 영장 청구가 제한됐는데, 이것이 피의자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도 변호사: 종전에는 검사가 직접 수사하면서 스스로 영장을 청구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수사하는 기관과 청구하는 기관이 달라진다. 한 사람의 판단으로 강제수사가 시작되지 않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의자 방어권 측면에서 더 의미 있는 조항은 개정법 제201조 제7항과 제8항이다. 검사는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필요성을 심사하기 위해 피의자를 면담할 수 있고, 면담할 때는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영장 청구 전 면담 제도를 법 규정 단계로 끌어올린 것이다. 같은 조항에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의견 제시를 요청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다. 구속이라는 큰 갈림길에서 검사가 수사기관과 대상자의 의견을 모두 들을 수 있다. 수사기관에서는 영장 청구서에 기재하기 어려운 구속해야 할 사정을 듣고, 피의자에겐 수사 절차에 어긋남이 없었는지 등을 들어 감독과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억울한 사정이 있다면 이 면담 제도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다만, 정보 격차 문제는 남는다. 대형 로펌이라면 사건 흐름을 보고 영장 청구가 예상되는 시점에 미리 공소청에 의견이나 서면을 내는 예측 변론이 가능하다. 일반 국민은 자기 사건에서 언제 영장을 신청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수사기관이 영장 신청 사실을 미리 알려줄 수도 없다. 결국 이 제도는 검사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검사가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줘야 (피의자에게) 실질적 이익이 생긴다.

▶박 변호사: 검사가 경찰의 영장 신청에 대한 청구 여부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한다면 피의자 방어권 행사에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검사의 직접 영장 청구를 제한하는 것은 영장 청구 주체를 검사로 한정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상당수 있다. 헌법적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강 변호사: 경찰이나 중수청의 영장 신청을 검사가 심사한 뒤 법원에 청구하는 구조는 남는다. 이 구조가 피의자 인권에 유리한지는 검사의 영장 심사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수사기관과 영장 청구기관이 분리되면 경찰의 신청을 검사와 판사가 이중으로 심사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검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고 경찰 기록만 보고 영장을 청구한다면 검사의 심사는 형식적인 통과 절차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기에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하려면 ▲변호인이 공소청 검사에게 영장 청구 전 의견서와 반대자료를 제출할 권리 ▲검사가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때 피의자에게 유리한 사정까지 심사할 의무 ▲영장 재청구의 구체적인 이유를 기록하는 제도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변호인이 핵심 수사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범위 확대 ▲반복 영장 청구 시 새로운 사정이 무엇인지 명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검사가 경찰의 영장 신청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면 피의자 보호가 강화될 수 있지만, 단순히 영장 서류 중개자가 된다면 오히려 중요한 인권 보호 관문 하나가 사라질 수 있다.

[달라진 형사사법 체계의 길을 묻다] 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