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분 확대와 배당 증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누리게 됐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올해 HD현대에서 받는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약 68% 늘어날 전망이다. HD현대가 올해부터 분기배당금을 올린 데다 정 회장이 아버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주식 280만주를 추가로 받으면서다. 배당 확대와 지분 증여가 맞물리면서 정 회장의 개인 현금흐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오는 13일을 배당기준일로 2분기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금총액은 918억6895만9000원으로,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 7066만8430주에 대해 지급된다. 올해부터 분기배당금을 기존 주당 9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리면서 1분기와 2분기 배당금도 각각 주당 1300원으로 결정됐다.

정 회장은 현재 보통주 483만7985주(6.1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1·2분기)에만 확정된 배당금 125억7876만원을 받는다. 2024년 4월29일부터 7월15일까지 68만2500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지분율을 6.12%로 높인 뒤 2년 가까이 변동이 없었다.


정 회장이 지난해 회기 배당으로 확보한 HD현대 배당금은 약 193억5194만원으로 추산된다. 2025년 HD현대는 분기배당을 포함해 연간 주당 4000원을 배당했다.

올해는 배당단가 자체가 높아졌다. HD현대는 올해부터 분기배당금을 기존 주당 9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렸다. 정 회장이 기존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분기배당 세 차례와 결산배당까지 모두 주당 1300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올해 배당금은 251억5752만원이다. 지난해보다 약 30%(58억558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지분 증여 효과가 더해진다. 정 이사장은 지난 4일 오는 9월3일 정 회장에게 보통주 280만주를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가 완료되면 정 회장의 보유주식은 763만7985주로 늘고 지분율은 기존 6.12%에서 9.67%로 높아진다. 정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0%에서 23.05%로 낮아진다.

3분기 배당 기준일이 증여일인 9월3일 이후로 정해질 경우 정 회장은 3분기부터 증여받은 280만주에 대한 배당을 받는다. 이후 3분기 분기배당과 결산배당에도 주당 1300원이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280만주에서 발생하는 추가 배당금은 72억80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정 회장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금은 약 324억3752만원이다. 지난해 193억5194만원과 비교하면 130억8558만원, 67.6% 증가한다. 증가분을 나눠보면 배당단가 인상에 따른 효과가 약 58억558만원, 280만주 증여에 따른 효과가 72억8000만원이다.

정 회장의 배당수입 확대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HD현대는 2027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70% 이상을 유지하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회사의 실적과 배당정책에 따라 실제 달라질 수 있는 변수이고, 현재와 같은 고배당 기조가 유지될 경우 정 회장의 지분 확대에 따른 배당 현금흐름도 함께 커질 수 있다.

HD현대의 배당정책을 이번 정 회장 증여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HD현대가 해당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한 시점은 2024년 말로 이번 280만주 증여보다 앞선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의 지분 확대와 고배당 정책이 맞물리면서 승계 과정에서 정 회장이 확보하는 현금흐름이 커지는 효과는 분명하다.

증여세 재원 마련 측면에서도 배당수입 확대는 의미가 있다. 이번에 증여되는 280만주는 지난 4일 종가 20만8500원 기준 약 5838억원 규모다. 최대주주 보유주식에 대한 20% 할증평가와 최고 50%의 세율 등을 고려하면 정 회장이 부담할 증여세는 현 주가 수준을 기준으로 35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정 회장은 이번 증여 이후 HD현대 지분 9.67%를 보유하게 돼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다.

향후 변수는 정 이사장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3.05%다. 정 이사장은 이번 증여 이후에도 정 회장보다 두 배 이상 많은 HD현대 지분을 보유한다. 추가 증여나 상속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승계와 배당수익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정 회장의 HD현대 내 영향력과 재무적 기반이 함께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