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CXMT와 초기 단계 공급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밸류에이션과 주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애플의 '아이폰 17' 제품. /사진=뉴스1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D램을 아이폰과 맥북 등에 적용하기 위해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대표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메모리 업체의 밸류에이션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43%)내린 23만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0.14%) 하락한 142만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조정세를 보이며 한달 동안 각각 19.30%, 34.86% 하락했다. 여기에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기기에 CXMT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초기 단계 공급 협상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나오며 주가가 추가적인 조정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을 포함한 여러 제품군에서 CXMT 메모리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예비 단계로 실제 제품 적용 여부와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애플의 이번 움직임이 중국 메모리 업체 글로벌 공급망 진입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CXMT가 애플 공급망 진입에 성공할 경우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중국 공급망 배제는 국내 반도체 업체에 우호적인 요소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애플이 CXMT를 공급망에 편입할 경우 이같은 환경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시장 진입이 국내 반도체 업체의 밸류에이션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된 모습. /사진=뉴스1


중국 메모리 업체 기술력과 생산 능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 우위와 가격 협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더 나아가 국내 반도체 주들의 밸류에이션 약화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 스마트폰 중에 애플 점유율은 20% 이상으로 전체 스마트폰 수요 중 중국향 아이폰은 3~4% 비중을 차지한다"며 "CXMT가 혹시 애플에 메모리를 공급하게 된다면 해당 수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램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0.6~0.8%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번 CXMT 테스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과 주가 전망을 당장 훼손할 정도의 위협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선단 DDR5·LPDDR5 등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메모리에서는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 간 기술 격차가 여전히 크고,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제약으로 단기간 내 격차를 좁히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김록호 연구원은 "중국 업체의 진입은 밸류에이션에는 분명 부담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기술 격차가 명확하게 차이가 나고 반도체 장비 제약으로 인해 그 격차도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의 기술적 제약이 확인되면 밸류에이션 부담도 다시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CXMT는 세계 4위 D램 업체지만 HBM,선단 DDR·LPDDR5등 고부가 영역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크다"며 "CXMT 물량은 이미 중국 제조사들의 장기계약으로 선점돼 애플에 할인을 줄 유인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결정력만 재확인시켜준 이벤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 부족도 지속되며 양사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남용수 본부장은 "CMTX노이즈가 단기 심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반도체는 여전히 핵심 축"이라며 "현재 반도체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매력적인 재진입 구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