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냉·난방·온수를 하나로… 제주서 검증되는 '난방 전기화'
삼성전자 'EHS 올인원' 실거주 실증, 냉방·난방·급탕 한 시스템에
제주 도남동 단독주택에 실거주형 테스트랩 구축
제주=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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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찾은 제주시 도남동 소재 단독주택에 설치된 냉난방 시스템은 일반적인 가정과 사뭇 달랐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대신 자연 상태에서 얻은 열과 전기를 활용해 온수 공급은 물론 냉난방까지 해결하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EHS 올인원'이 실제 가정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든 현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제주 도남동 단독주택에 실거주형 '히트펌프 필드 테스트 랩'을 구축하고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EHS 올인원'을 실증하고 있다. 히트펌프 솔루션은 공기 중 열을 냉·난방과 온수 공급에 활용하는 기술로, 화석연료 중심 난방을 전기 기반으로 전환하는 '난방 전기화'의 핵심이다. 냉매 상변화 과정에서 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해 난방과 온수는 물론 여름철 냉방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다.
EHS 올인원은 하나의 실외기로 직접적인 공기 냉방뿐 아니라 물을 데워 사용하는 바닥 난방·급탕을 동시에 제공한다. 에어컨과 보일러를 각각 설치했던 기존 방식 대비 공간 활용성과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이날 도남동 주택의 실외기는 1대였지만 4대의 벽걸이 에어컨(냉방), 하이드로 유닛(난방), 온수 탱크(온수) 모두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양창희씨는 "냉방과 난방, 온수 공급을 위해 각각 별도의 실외기로 설치하지 않아도 돼 공간을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설치 기간도 이틀 정도에 불과해 전반적인 과정도 번거롭지 않았고 여름철 냉방 역시 만족스럽다"고 했다.
편의성 못지않게 눈에 띄는 건 바로 높은 효율성이다. 대표적으로 냉방 운전 중 발생하는 폐열을 급탕에 활용하는 '열 회수' 기술을 적용했다. 여름철 냉방 시 실외기로 방출되는 열을 온수 생산에 재활용해 급탕에 투입되는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환경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기술도 더했다. 냉방 기기에 통상 사용되는 R410A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약 68% 낮은 R32 냉매를 적용했으며, 냉매 누설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탑재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지역별 전력 환경에 최적화된 운전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신문선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제주 같은 지역은 낮 동안 생산된 전력으로 물을 미리 데워 저장해두는 '축열 방식'이 효과적"이라며 "반면 수도권처럼 잉여전력이 적은 지역에서는 냉방·난방·온수가 필요할 때마다 히트펌프를 가동하는 '교번 방식'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문한 현장은 축열 방식이 적합한 제주에 자리하나, 다양한 운전 환경에서의 성능 검증을 위해 교번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한편 지난 6월 'EHS 히트펌프 보일러'가 최초 설치된 제주 애월의 한 가정집도 찾았다. 해당 제품은 EHS 올인원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되 냉방을 제외한 난방과 온수 공급에 특화됐다.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 4.9를 기록해 소비 전력의 약 5배에 가까운 난방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정부 히트펌프 보급사업의 에너지효율 가이드라인인 4.5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외기 내부 전기 히터와 동파 방지 밸브, 하단 배수 히터를 적용해 외기 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에서도 출수 온도 급감과 동파 고장을 막는다.
실제 주거환경을 고려한 설계도 인상적이었다. 실외기에는 팬 회전 시 공기 저항을 줄이는 톱날형 팬 구조를 적용해 강력한 풍량을 유지하면서 운전 소음을 최소 35dB까지 낮췄다. 보일러 제어기에는 7형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싱스 앱과 연동하면 어디서든지 실내·출수 온도를 확인하거나 원하는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다.
전기요금과 초기 설치비 등 경제적 부담을 낮출 장치도 마련됐다. 이곳에 거주하는 김은애씨는 "히트펌프 사용 전력은 별도 계량기를 통해 일반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기 때문에 주택용 누진제에 따른 부담을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히트펌프와 축열조, 가상발전소(VPP) 설비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의 70%를 지원하고 있어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상무는 "제주는 국내 난방 전기화 정책이 가장 먼저 추진되는 지역인 만큼 삼성전자에도 히트펌프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실제 주거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테스트베드"라며 "앞으로도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을 기반으로 냉방·난방·급탕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거용 HVAC 솔루션을 선보이며 국내 난방 전기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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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정연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정연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