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유통계열사인 GS리테일의 2011년은 기업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한해로 평가된다. 지난 1971년 2월 금성전공 주식회사로 출발한 이래 40년 만에 거래소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비록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하고도 6개월가량 상장을 미룬 탓에 2011년 공모주 시장의 마지막 ‘대어’로 참여해야 했지만, 2012년을 '상장사로서의 실질적인 첫 해'로 만들어냈다.   


‘40년 상장의 한’을 풀어낸 이 기업의 리더 허승조 대표(부회장)에 재계의 시선이 다시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 대표는 1978년 LG상사 입사를 계기로 GS그룹과 연을 맺은 이후 97년 LG상사 마트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에 오르며 유통전문 경영자의 외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0년 LG백화점 및 LG상사 마트사업부문 대표이사, 2002년 GS리테일의 전신인 LG유통 대표이사 사장으로 보폭을 넓혔으며 2009년부터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한 단계 더 승진해 GS리테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동안 허 대표는 GS리테일을 6200개의 GS25 편의점과 225개의 GS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유통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며 국내 편의점 업계 2위(GS25 시장점유율은 30%), 점포수 기준 수퍼마켓 업계 3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헬스·뷰티 전문점 GS왓슨스가 50여 점포, 수제 도넛 전문점 미스터도넛도 9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국내 유통시장에 GS리테일의 명성을 각인시키고 있다. 


 
◆우여곡절 딛고 2011년 대미 장식
새로운 각오와 희망찬 목표를 갖고 2012년을 맞게 된 허 대표지만 사실 2011년 한해는 나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6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해놓고도 8월 이후부터 주가가 폭락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시기가 미뤄졌다. 증시불안으로 IPO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진 것이 이유였지만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에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것도 큰 부담이 됐다. 

이후 상장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높은 공모가가 논란이 됐고, 수익지표 역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5% 하락하고 순이익도 92.3%나 급추락하는 등 '참패'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상반기의 열세를 극복하고 GS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액 2조9470억원, 영업이익 815억원, 순이익 74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조금 감소했으나 오히려 매출액과 순이익면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 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편의점 GS25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작년 한해 1300여 개의 신규점포를 개설해 업계 최다 출점 수를 기록했고  최근 3년간 점포수 증가율에서도 경쟁사를 앞도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렸다. 업계 1위 훼미리마트를 바짝 뒤쫓아 지난해 11월에는 '6000호점'도 돌파했다.

GS수퍼마켓 역시 기업형수퍼마켓(SSM)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하고 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밀집지역 등에서 입지를 적극 개발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였다. 미스터도넛과 왓슨스도 도넛시장 규모가 연평균 25%, 헬스·뷰티 시장은 연평균 30%라는 높은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이같은 호재 덕분에 결국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23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의 쾌거를 이뤘다. 
 

사진=류승희 기자
◆영토확장 의지 커…하이마트 인수 ‘도전장’
 
상장기업이 된 '허승조호'의 GS리테일은 2012년이 더 기대된다. 모기업인 GS그룹이 올 들어 GS리테일에만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우며 그룹내 유통부문의 성장을 이끌 핵심 계열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허 대표는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과다 경쟁을 지양하고 수익 중심의 점포 개발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GS25는 경영주와 본사 모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점포 오픈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우량점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GS수퍼마켓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고매출 위주의 점포 출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기존 점포 리뉴얼, 물류시스템 개선, IT/MD 혁신과 같은 인프라 역량 강화에도 집중해 고객만족 극대화도 꾀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이와 함께 그는 현대 사회의 소비 트렌드에 대응한 새로운 포맷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캐시 카우의 가능성이 있는 사업의 경우, 인수합병(M&A)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추진하고 해외사업 또한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최근에 허 대표는 매물로 나온 대형 전자유통체인 하이마트에 대한 인수의지를 드러내며 영토확장에 대한 야욕도 드러냈다.  

물론 '기회'의 2012년에 허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주력 사업분야인 편의점의 경우 국내 총 점포수가 전국 2만점을 돌파하면서 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SSM 역시 정부의 규제로 신규 개점이 쉽지 않다는 예측이 있는 만큼 주력사업분야에서의 이같은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페어플레이' 중시하는 도덕경영자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허승조 대표는 지난 1978년 럭키금성상사(LG상사)에 입사한 이후 30여년간 LG상사에서 근무한 '상사맨'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삼촌이다. 지난 2004년 말 세계적인 헬스·뷰티 전문기업인 A.S왓슨과 자본금 150억원의 50:50 합작회사 'GS왓슨스'를 설립해 국내에 새로운 형태의 유통사업을 도입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평소 회사 임직원들에게 'Fair(공정성)'에 대해 강조하는 경영자로 그는 늘 "단기적인 경영성과보다는 10년 뒤의 장기비전을 갖고 대비하라"며 페어 플레이를 강조한다.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부인 이경훈 씨 사이에 2녀를 두고 있으며 허 대표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명예회장, 신선호(롯데 신격호 회장 셋째 동생)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