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한 주 앞선 18일 한국영화 4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댄싱퀸' '부러진 화살' '페이스메이커' '네버엔딩 스토리'가 관객과 만난다.
먼저 '댄싱퀸'은 처가 눈치를 보며 사는 인권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가운데 한 때 '신촌마돈나'로 살다가 남편과 아이 수발에 지친 아내가 걸그룹으로 데뷔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 황정민과 엄정화가 주연을 맡았다.
웃고 울리는 재미가 쏠쏠해 가족 관객이 보기에 '딱'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올해, 영화를 보며 생각할 거리도 넉넉하다. 아내에게 평소 미안한 마음이 많았던 남편들과, 가족을 위해 꿈을 접었던 아내, 사위에게 핀잔 줬던 처가식구들, '엄마처럼 살진 않겠어'라고 말했던 아이들, 모두가 보고 즐길 만하다.
'부러진 화살'은 '남부군' '하얀전쟁'의 정지영 감독이 1998년 '까' 이후 13년만에 내놓은 작품. 대학교수가 항소심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실형 4년을 선고받은 이른 바 '석궁사건'을 소재로 했다. 사법부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안성기와 정지영 감독이 '남부군' '하얀전쟁'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박원상과 김지호가 출연한다.
이런 설명만 본다면 사뭇 딱딱한 영화일 것이라 지레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부러진 화살'은 법정영화로 정공법을 선택했을 뿐더러 블랙 코미디로도 손색이 없다. 안성기와 박원상의 앙상블은 절로 웃음을 쏟게 만든다.
문성근의 '짜증 만땅' 판사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제작비 4억원으로 40억원 못지않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나는 꼼수다'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박장대소하며 또 분노할 것이다.
'페이스메이커'는 평생 마라톤에서 남을 이끌어주면서 30㎞까지만 달렸던 남자가 자신을 위해 42.195㎞를 달리는 내용이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 공부 잘하는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끊임없이 달렸던 남자의 이야기인만큼 눈물샘을 적시는 건 당연지사.
'명민좌' 김명민이 착하디착한 마라톤선수를 맡아 뛰고 또 뛰었다. 고아라의 매력도 쏠쏠하다. 김연아처럼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장대뛰어넘기 선수로 출연하지만 남몰래 담배 피우는 악동 연기가 볼 만하다.
명절에 부모 형제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다면 '페이스메이커'를 보고 옛날 이야기를 정겹게 나눌 수도 있겠다.
'네버엔딩 스토리'는 설 극장가에서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녀가 병원에서 만난 뒤 이왕 죽을 바엔 연애라도 해보자란 생각에 커플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웨딩드레스 대신 수의를 입어보고, 집을 보는 대신 납골당을 찾는다.
지난 달 개봉해 299만 관객을 동원 중인 '오싹한 연애'가 로맨틱 코미디에 호러를 접목했다면, '네버엔딩 스토리'는 로맨틱 코미디에 시한부 인생이란 키워드를 넣었다.
엄태웅과 정려원의 커플 연기도 제법 볼만하다. 짧은 설 연휴이기에 데이트 코스를 고민하는 커플이라면 '네버엔딩 스토리'를 보며 '우리사랑 영원하게 해주세요'라고 외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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