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총선 등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주식시장에서도 정치 이슈가 거세다. 정치테마주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증시를 혼란스럽게 하자 결국 금융감독당국도 집중단속이란 칼을 빼들었다. 증시에서 정치테마주가 활개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거래도 제한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증권업계 및 투자자들은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 합법과 불법의 경계도 명확치 않을 뿐더러 마치 증권사가 정치테마주 양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1월 중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의 영업행태를 지켜보면서 불공정거래를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증권가가 술렁였다. 브로커리지가 주된 수익원인 증권사들이 종목을 자주 매매하도록 하거나 루머를 따라 매매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정치테마주 거래를 감시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 영업점에서는 고객들과 협의 하에 증권브로커들이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특정 종목을 거래하기는 게 사실이다.
 

한 증권사 지점 PB는 "고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정치테마주에 대해 묻기도 한다"며 "사실 테마주로 불리는 일부 종목에 투자해 수익을 낸 경험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수익 실현 및 손절매 기준을 고객과 명확히 합의한 후 투자하고 있다는 것.

그는 "오히려 수익이 날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지 않는 게 증권 영업인으로서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것 아니겠냐"며 "단순히 매매수수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수익을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도 이해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업 관계자는 "정작 테마주 투자를 부추겨 개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장본인은 작전세력들이다"며 "하지만 감독당국은 상대적으로 감시가 쉽고 만만한 증권업계에 화살을 돌린 것처럼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투자자들도 인터넷 포털이나 증권사이트 등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투자자는 "금감원의 감시로 인해 하한가를 맞으며 큰 손실을 입은 개인들이 부지기수"라며 "종목마다 테마주의 기준도 다르고, 테마주인지도 모른 채 보유하고 있다 손실을 입은 경우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4대강 테마주 등 다른 테마주가 수천% 오를 때는 가만히 있다가 유독 정치테마주만 문제 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번 기회에 주식시장에서 '묻지마 테마주'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단속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한 증권사 지점의 영업직원은 "건전한 방향으로 시장을 이끄는 게 당연하겠지만, 과도하게 개입하면 오히려 시장이 더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감시와 단속은 지속적으로 강하게 이뤄져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불쑥불쑥 시장에 개입한다면 오히려 개인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독당국의 정치테마주 단속 의지를 비웃듯 당국의 방침 발표 후 이른바 '친노주'가 새롭게 등장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선출을 계기로 친노계 인사들과 관련된 종목들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