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굣길 여학생이 친구들과 분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차! 지갑을 놓고 온 것이 아닌가. 학생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스마트폰을 꺼내며 웃음을 되찾았다. 스마트폰에 있는 전자지갑 서비스를 이용해 ATM(자동화기기)에서 돈을 찾은 것이다.
 
최근 전자지갑 서비스를 시작한 한 은행의 광고 중 일부다. 지갑에 현금을 꽉꽉 채울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 돈을 넣어 다니는 (은행권의) '전자지갑' 시대를 선언한 것이다. 최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존 모바일뱅킹을 대체할 신개념 전자지갑을 잇달아 내놓았다.

신한은행이 KT와 함께 선보인 전자지갑 서비스 'ZooMoney(주머니)'는 선불충전형 전자지갑으로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이버 머니를 충전한 후 송금, 출금, 지급결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지불결제 서비스이다. 휴대폰번호와 연결된 '주머니' 가상계좌번호를 이용해 휴대폰 번호로 송금이 가능하다. 
 

신한은행 또는 KT 고객이 아니더라도 본인 명의의 휴대폰만 있으면 간단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은행 방문 없이 누구나(만 14세 이상) 온라인 상에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상대방의 휴대폰번호만 알면 타인에게 충전잔액 선물하기가 가능해 더치페이, 경조사비 전송 등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주머니'는 가맹점 정보가 담긴 NFC Tag를 이용해 결제단말기 없이 결제가 가능하며 '주머니'가 인식할 수 있는 QR코드를 영수증에 삽입하여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 N 월렛(Wallet)'은 선불로 충전한 가상의 전자화폐를 기반으로 한다. 선불 충전된 금액은 P2P(개인과 개인 간 온라인상 거래) 송금, 물품결제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등 다양한 서비스 이용에 활용 가능하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고 있으면 충전금액을 간편히 송금할 수 있으며, 하나은행 ATM기에서 문자인증을 거쳐 (현금카드 없이) 현금으로 인출도 가능하다. 파리크라상, 던킨도넛츠 등 20여 개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구매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쿠폰 기능도 편리하다.
 
이처럼 전자지갑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아직 많다. 가맹점 확대 문제가 우선 당면한 걸림돌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사업 초기라 NFC Tag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제한적인 한계가 있지만 점차 결제처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중 G마켓과 제휴를 맺는 한편, 카드 연계 서비스를 통해 사실상 거의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자지갑 서비스는 현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만 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은행들은 애플측과의 협의를 통해 이르면 이달 내 아이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전자지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 기 싸움은 점점 가열될 전망이다. 출시는 신한은행(1월31일)이 하나은행(2월2일)을 간발의 차로 앞질렀다. 그러나 가입 회원 수에선 출시 후 2주 내에 1만명 고객을 이미 유치한 하나은행이 먼저 승기를 잡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내 100만명 이상 회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거액 자산관리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의 특성상 젊은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전자지갑을 통해 젊은 신규 고객 유치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