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10조원 육박, 이머징마켓으로 글로벌 자금 집중 유입, 미국 3차 양적완화와 그리스 구제금융.'
 
최근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다.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대거 몰리며 코스피는 2000을 지지선으로 삼아 추가 상승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장중 120만원을 터치하며 연일 신고가 경신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스피에 쏠린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스닥시장이 시나브로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2월 들어 22일까지 16거래일 중 코스닥지수가 내린 달은 모두 며칠일까. 놀랍게도 이틀뿐이다. 나머지 14거래일 코스닥지수는 매번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의 놀라운 상승세는 중소형주 강세에 기인한다. 지난해 대형주에 가려 유난히 빛을 보지 못했던 중소형주에 개인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의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이라는 기대감도 코스닥지수 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다. 


◆"16일 중 14일 올랐다" 코스닥 상승기염
 
코스닥지수가 본격적으로 랠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월31일부터다. 0.72% 오른 513.99포인트로 마감한 코스닥지수는 이튿날인 2월1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숨 쉴 틈 없이 올랐다. 이 기간 중 숨고르기 한 것은 6일과 16일 단 이틀뿐이다. 22일 종가는 전일 대비 0.21포인트 오른 544.20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2000선에 재등정 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외부 변수에는 취약했다. 그리스 금융위기를 중심으로 한 유로존 위기 때마다, 외인자금이 순매도로 돌아설 때마다 큰 폭으로 출렁였다.
 
그러나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강한 내구력을 자랑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의 단기적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 모양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중소형주 강세의 배경에는 대형주에 비해 외부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 상승률이 대단히 낮았다"며 "소위 '7공주'라 불리는 자문사로 돈이 많이 몰리면서 특정 종목만 상승하면서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새로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지난해 말 외인 매도세가 두드러지면서 대형종목들이 대거 상승 동력을 잃었다. 본격적으로 중소형주 랠리가 시작된 배경이다.
 
정 팀장은 "개인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중소형주 인기몰이의 한 원인"이라며 "대형주 대비 순이익 성장률도 높을 것으로 전망돼 중소형주 유동성 디스카운트가 올해 대거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리스 사태 등 글로벌 변수들이 해결 조짐을 보이면서도 분명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있어 대형종목들의 주가 추이에는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이 틈을 중소형주가 노리면서 시황의 균형을 맞출 전망이다.
 
중소형주가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실적이 뒷받침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늘어나고 있는 개인 매수세가 실적호전 소형주로 유입되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0선 돌파 이후 대형주가 조정을 받는 사이 소형주가 각광받고 있다"며 "외인 매수세 둔화와 차익실현성 펀드 환매물량 소화 속에서 대형주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고객예탁금이 늘어나는 등 개인의 투자규모가 더욱 확대된다는 점도 반갑다. 지난해 말 17조원대였던 고객예탁금은 최근 20조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개인 자금이 증시에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개인은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 증가는 물론 신용융자지표도 올라오는 등 개인 투자 확대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개인자금은 중소형주 강세로 이어지는 만큼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확대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부터 코스피 대형주에 외인 프로그램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다"며 "이들이 언제 청산될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있어 대형주 수급이 둔화될 수밖에 없는데다 펀드 환매도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환매부담에 떨어져 있는 중소형주가 각광받을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2분기 공작기계 주목해야"
 
문현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밸류에이션 매력과 성장성을 갖춘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특히 공작기계 관련종목들이 단기적으로 적잖은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신용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라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공작기계업체들의 신규 수주 역시 급감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제조업 산업생산과 가동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특히 공작기계산업의 업황을 크게 좌우하는 자동차산업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공작기계 신규 수주가 하반기부터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규수주 모멘텀 둔화로 주가가 충분히 빠진 현 시점이 공작기계업체에 대해 가치주 관점에서 접근할 시기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창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작기계는 설비투자 싸이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종목이어서 예측이 쉽지 않다"며 "따라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업체와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의 추천종목은 SIMPAC, 화천기공, 삼익THK 등이다.
 
SIMPAC은 국내 프레스기계 점유율 45%의 1위 업체로 폭스바겐과 도요타 등을 고객으로 하는 해외 자동차부품업체로 납품 실적을 갖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예상 PER(주가수익률)이 5.2배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화천기공은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에 이은 공작기계 3위권 기업이다. 화천그룹 전체를 놓고 보면 국내 시장점유율이 20%에 이른다. 지분가치가 780억원인 한국화낙이라는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김 연구원은 "화천기공은 전체 매출 중 수출이 23%를 차지하는 등 해외거래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삼익THK는 국내 1위 LM(리니어모션)가이드 제조업체로 시장점유율이 50%를 상회한다. LM가이드는 국내 산업의 전반적인 설비투자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