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인터뷰 섭외를 위해 전화하자 들려온 그의 답변이다. '아니, 남들 일하는 한낮에 미용실을 간다고?' 부러움과 함께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1인 기업인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섭 소장은 마케팅과 트렌드를 연구하는 마케팅전문가다. 그동안 마케팅과 트렌드에 관한 책만 20권을 썼다. 그리고 이번에 21번째 책 <청춘내공>을 펴냈다. 아프기만 하기에는 짧은 청춘들을 위한 책이다.
사진 류승희기자
"강의를 통해 청년 창업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이들은 의지가 강하고 스펙은 좋지만 내실은 없었죠. 그런 청춘들을 보면서 쓴 책입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고객인 책을 썼다면 이번 책은 일반 청춘들이 고객인 셈이죠."
김 소장이 만난 청춘들은 내공이 없었다. 스펙만이 전부인줄 알고 뛰어간다. 그는 기자를 예로 들었는데 기자의 꿈을 꾸는 사람들은 기자가 되는 방법이 단 한가지, 열심히 공부해 입사시험에서 합격하면 되는 줄로만 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이 방법을 놓치면 꿈을 포기해버린다. '처음부터 내 일이 아니었어'라며 꿈을 잃어버린 것에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성공의 맛을 본다면 그렇게 사는 것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기쁨과 즐거움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기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시험봐서 입사하는 것 말고도 다양합니다. 그 시기를 겪고 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내공을 알려줘야겠다고 느끼게 됐습니다."
김 소장은 자신의 브랜드나 공력이 많으면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자기가 어떻게 브랜드를 쌓아갈지, 좋아하는 일이 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뜻 모호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김 소장은 그런 인생을 직접 걸어왔다. 인터넷방송이 생소한 미디어였던 1999년 <인터넷방송>이라는 자신의 첫 책을 출간했다. 인터넷 방송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남들과 똑같은 길을 걸어가서는 승산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탓일까. 닷컴버블과 함께 김 소장의 회사도 스러졌다. 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남들이 개척하지 않은 분야를 또다시 개척했기 때문이다.
이후 김 소장은 자신이 가져야 할 새로운 브랜드를 자신의 특기와 연관지었다. 그렇게 가닥을 잡은 게 마케팅과 트렌드다. 그렇게 전문성을 갈고닦은 결과 현재 수십 곳에서 강의와 저술요청이 들어온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세상에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낮에 미용실을 가고 전시회에 들러 그림을 감상한다. 또 도서관에서 한가로이 책을 볼 수 있는 여유도 있다. 바로 333원칙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당장 돈벌이가 되는 일에 3, 앞으로 연구할 콘텐츠에 3, 여가를 즐기는 일에 3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다. 여가를 통해 만들어진 에너지는 일에 고스란히 들어가 일을 만든다.
"저는 따로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제 책이 바로 제 브로셔이자 명함이죠. 젊은 사람들도 남과 다른 길을 가면 충분히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김 소장 역시 단시간에 완성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하나하나 남과 다른 아이템을 찾고 이를 구체화해 명문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콘텐츠를 그저 생산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서화하면서 정리하라는 것. 그의 책 속에도 이러한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진 류승희기자
"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뭔지 아세요? 바로 남들이 하지 않은 '그것'을 하는 겁니다. 스스로가 브랜드를 가진 사람이라고 여기고 콘텐츠를 만들어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젊은 사람일수록 많이 쌓이겠죠."
그는 이번 책을 통해 세상이 말하는 가치를 조금 다른 기준으로 적용한다. 이를테면 인맥은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도움을 줄 사람을 찾는 것이라는 식이다. 도움을 바라고 만드는 수많은 인맥은 부질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것이다. 면접장에서의 노하우도 알려준다. 면접은 입사담당자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관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의 이야기를 탄탄하게 쌓아온 사람만이 면접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면접에서 튀라고 하는 것이 이상한 옷을 입고 튀는 행동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면접관에게 튀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라는 것이죠."
김 소장이 말하는 성공의 정의도 다르다. 그에게 성공이란 남들이 가지 않은 길로 가서 창조한 흔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전도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남들과 같은 길을 가면서 치열하게 부딪히고 경쟁하는 길 대신 창조적인 작업을 하라고 그는 강조한다.
"저는 책을 통해 어떤 요행이나 지름길을 가르쳐 주지는 않습니다. 일의 방향이나 태도를 문제 삼죠. 그게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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