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26일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하면서 서민경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상당부분은 한국씨티은행과 SC은행 등 외국계은행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제는 금융당국 수장까지 나서 외국계은행들의 가계대출 비중에 대해 지적하고 있지만 좀처럼 그들의 행태는 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무분별한 마케팅으로 은행 총 가계대출까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민금융 지원과 사회공헌사업 등은 더욱 축소하고 있어 외국계은행에 대한 비난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SC은행은 저소득층의 회생을 돕는 신용회복위원회를 아예 탈퇴하기도 했다.
◆신용대출 금리 "해도 너무해"
물론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대출에 나서는 것만을 놓고 문제라고 지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외국계은행들이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대출규모보다는 지나치게 높은 대출 금리다. 일부 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최대금리가 2배 이상 높아 금융 고객들을 울리고 있다.
3월29일 현재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한국씨티은행 '더 깎아주는 신용대출'의 금리는 연 5.20~18.00%다. SC은행의 '돌려드림론'은 연 6.34~14.44%의 금리를 받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최대금리가 한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 외국계은행의 금리가 상당히 높은 셈이다. 물론 두자릿수를 받는 은행도 일부 있다. 국민은행 KB신용테크론(6.1~10.31%)과 신한 'CSS대출(5.50~11.00%)의 최대 금리가 연 11% 수준이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에 비하면 2~7%포인트가량 낮다.
영업행태도 기업대출보다는 손쉬운 가계대출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자료를 보면 12월 말 현재 가계대출 규모는 341조원으로 기업대출(361조원)의 규모가 더 크다. 하지만 외국계은행들만 놓고 보면 딴판이다.
씨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업대출은 9조3979억원에 불과하지만 가계대출은 무려 14조6674억원에 달한다. 이중 신용대출은 9조4362억원으로 기업대출보다 높았다.
SC은행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비중 차이가 더 컸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기업대출은 8조6368억원에 불과하지만 가계대출은 무려 26조8356억원으로 3배가 훌쩍 넘었다. 또한 신용대출 규모 역시 9조원대로 기업대출 규모를 앞서고 있다.
결국 이들 외국계은행들은 한국기업과의 공존공영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부동산담보대출과 직장인 신용대출 등 상대적으로 손쉬운 가계대출을 통한 돈벌이에만 매진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자금 비율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낮다. 2010년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자금 비율을 보면 SC은행은 3.2%, 씨티은행은 2.5%로 4대 은행 중 비율이 낮은 편인 신한은행(5.7%)이나 우리은행(6.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사회문제를 우려해 시중은행들은 여신규모 축소에 나서고 있는데 외국계은행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한국 내에서 금융사업을 하는데 자기배 채우기에 급급해 (금융시장)흐름과 반대로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SC은행 한국씨티은행
◆신복위 협약 탈퇴한 SC지주… 답답한 금감원
이러한 가운데 SC금융지주의 자회사인 SC캐피탈은 지난해 말 신용회복위원회 협약단체에서 아예 탈퇴했다. 부도나 실직으로 과중채무자가 된 사람이 채무 상환기간 연장, 분할상환, 이자율 조정, 채무감면 등으로 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대출해준 금융기관이 신용회복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있어야 한다.
SC캐피탈에 빚이 있는 채무자의 경우 성실한 상환 의지가 있어도 신복위에서 채무구제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미다.
SC캐피탈은 지난해 5월 신용회복위원회와 협약기관 계약을 맺은 후 7개월 만에 탈퇴했다. 퇴출된 금융기관을 제외하고 신복위를 탈퇴한 것은 SC캐피탈이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은행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손쉬운 돈 장사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애초에 외국계은행들이 한국에 진출할 때 선진금융 시스템을 선도한다는 의미는 퇴색됐다"고 꼬집었다.
물론 개별 금융기관의 영업·경영방침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를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감독당국은 개인 은행별로 가계대출을 줄이고 사회공헌을 강화하라고 지도할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규제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의 지도에 국내 금융기관들은 가능한 적극 따르는 편이다. 하지만 외국계은행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국내에서 영업을 하지만 해외에 있는 본사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감독당국의 지도보다 해외본사의 지시가 더 강력하다는 얘기다. 그들 본사가 국내에 위치한 금융기관을 한국과의 동반자가 아닌 하나의 영업창구로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가 금융사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공헌과 저소득층에 지원하라고 강제조항을 넣을 수는 없다"며 "우리는 (금융권에) 지도만 할 뿐이지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 역시 "내부적으로 외국계은행들의 무분별한 가계대출 영업에 머리가 아픈 것은 사실"이라며 "서민들과 중상층들의 빚이 늘어날수록 가계 부실화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를 어떤 식으로 관리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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