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위한 금융상품에 관심이 많은 주부 임모(35)씨는 최근 '0세부터 가입하는 연금'을 접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임씨는 "연금은 노후를 대비해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어린아이도 연금을 드는 것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존 연금보험은 15세 이상만 가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보험업감독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15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금보험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민은행이 미래에셋생명과 손잡고 '0세부터 준비하는 어린이연금보험'을 판매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 조조익선(早早益善), 복리효과의 극대화
연금보험은 빨리 가입할수록 이롭다. 그동안 성인용 상품으로 각인돼온 연금보험을 새롭게 바라봐야 할 이유다.
과거에는 아무리 빨라도 15세가 되기 전엔 연금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지만, 어린이전용 상품의 등장으로 '보다 긴' 장기가입이 가능해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장기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액으로 가입해도 이자수익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수익이 불어나는 복리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0세인 자녀를 보험대상자로 가입해 매달 20만원을 10년간 납입한다면 총 납입액은 2400만원이지만, 자녀의 대학입학시점인 20세에는 4200만원, 결혼시점인 30세에는 6550만원, 45세 시점에는 1억2800만원으로 적립액이 증가한다(공시이율 4.6% 적용 시).
연금수령액 면에서도 조기가입이 유리하다. 생명보험사들은 3년마다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한 경험생명표를 반영해 연금수령액과 보험료를 산출하는데 고령화로 평균 생존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점점 연금수령액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어린이연금보험에 일찍 가입하면 상품 가입시점의 연금사망률을 적용받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 연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연금수령액이 많다.
이러한 장점에도 임씨처럼 '앞으로 자녀가 커나가면서 돈 들어갈 일도 많은데 굳이 45세 이후에 받을 연금 상품을 조기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고민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보험 전문가들은 '평생저축통장'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중도 인출이 가능하므로 학자금 등이 필요할 땐 꺼내 쓰며 평생통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어린이전용 연금보험은 장기납입으로 인한 복리효과가 크기 때문에 일반 예적금통장에 넣는 것보다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10년 이상 유지했을 때 이자소득세가 비과세 되는 이점도 누릴 수 있다. 0세 때 가입하면 10세 이후에는 이자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비과세 혜택을 받으며 평생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10년 이내 중도해지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또한 부모가 자녀의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증여'에 해당돼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단 만 20세 이상 성년인 자녀는 3000만원까지 증여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 어린이전용 연금보험, 어떤 것이 좋나
국민은행은 최근 은행권 최초로 공시이율형 어린이전용 연금보험을 선보였다. 미래에셋생명과 공동 개발한 '미래에셋 어린이연금보험'이다. 이 상품은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을 적용해 연복리 5.0%(2012년 3월 기준)를 적용해준다.
국민은행 제휴상품부 관계자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자녀의 연금통장을 만들고 싶다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시장금리 하락 시에는 투자형 보험상품인 변액연금보험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 보다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출시한 '우리아이부자연금보험'은 자녀의 대학등록금 또는 유학자금이 필요할 경우 해약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중도인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연금 지급 개시는 45세 이후부터지만, 중도인출·추가납입 기능을 통해 자녀의 성장과정에 따라 입학, 유학, 결혼 등 자금수요가 발생할 때 자금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평소 여유가 있을 때는 추가로 납입해서 불입액을 늘릴 수도 있다.
대한생명이 지난해 5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어린이전용 연금보험 'I Start 연금보험'은 출시 후 신계약 3만5000여건, 초회보험료만 67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의 학창시절에는 학자금 마련을 위한 교육자금으로, 성인이 되어서는 결혼자금 및 주택마련자금, 그리고 자녀의 은퇴 후에는 노후자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적립금의 50% 한도에서 매년 12회까지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각종 특약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발생하기 쉬운 재해나 질병에 대해서도 보장받을 수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우리아이사랑보험'은 보상받을 수 있는 최저금액을 보장해주는 것이 강점이다. 납부금액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이 낮아져도 가입 후 10년 미만 연 복리 2.5%, 10년 이상은 2%를 보장해준다. 또한 월 보험료가 50만원을 넘으면 보험료에 따라 0.7%부터 최고 2%까지 보험료를 깎아준다. 5년 이상 유지하거나 형제자매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각각 0.5%씩, 최고 2.5%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꿈나무 연금보험'도 부모의 경제활동시기에 자녀의 노후를 미리 대비해줄 수 있는 상품이다. 4월 현재 4.8%의 이율을 적용해준다.
연금 개시시점은 45세부터 선택 가능하며 종신연금형,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특히 종신연금형 연금보증기간은 15년부터 30년까지 5년 단위로 선택할 수 있으며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100세 보증형도 설계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