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해 가입한 인덱스펀드 환매를 고민 중인 주부 장수인(가명·40) 씨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내려앉자 덜컥 불안해졌다. 그는 환매를 고민하다가 해당 펀드를 가입한 은행 지점을 찾는 대신 집의 컴퓨터를 켰다. 은행 업무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5시 무렵이었지만 상담은 즉시 연결됐다.

신한은행 펀드센터에서는 오후 6시까지 전문가 상담이 가능한 덕분이다. 장씨는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컴퓨터로 펀드 관리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2. 직장인 임혜은(가명·28) 씨는 지난 4월 초 식목주간 때 숲 대신 서울 명동의 한 은행 지점을 찾았다. 디지털 식물을 분양받기 위해서다. 이동식 단말기(아이팟)를 통해 받은 가상의 나무 씨앗을 대형 스크린 속에 옮겨 심고 여기에 물을 주면서 나무를 키울 수 있다.

'나무를 키우는 은행'이라는 콘셉트로 문을 연 하나은행 명동 브랜드 플래그쉽 스토어에서는 이처럼 가상의 나무 심기가 가능하다. 이곳에서 기부를 실천하면 가상의 나무를 실제 땅에 옮겨 심을 수도 있다. 임씨는 "디지털 식물 키우기를 통해 환경문제도 다시 돌아보고 기부도 실천할 수 있는 유익한 체험이었다"고 즐거워했다. 


'스마트금융, 스마트라이프'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으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스마트혁명은 비단 IT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금융의 전통적인 개념까지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전용상품을 비롯해 사이버지점과 무인점포, 첨단 IT이동기기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빅뱅시대'를 맞아 주도권을 쥐려는 금융권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최초·최대' 스마트금융시장 선점경쟁 치열

"스마트금융은 이제 단순한 금융트렌드가 아니라 국민은행이 선도해나가야 할 미래다." (민병덕 국민은행장)


"향후 2~3년 내 은행의 모든 서비스가 PC, 모바일, 스마트패드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제2의 인터넷뱅킹 혁명을 열겠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스마트금융 만큼은 하나은행이 '넘버원'이고 패스트 무버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사회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스마트뱅킹 시장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이순우 우리은행장)

금융권 스마트대전의 중심은 은행이다. 주요 시중 은행 CEO(최고경영자)들이 스마트금융에 대한 야심찬 포부를 밝히면서 '스마트금융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뱅킹시장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뜨거운 지지를 받는 곳은 국민은행이다. 이달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서비스 가입자 수 '300만명 돌파'의 고지를 점령했다.
거래 건수, 거래금액 면에서도 단연 압도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스마트폰 기반 상품 판매 시장점유율(매출)에서 국민은행은 전체의 78%(약 1조3266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뱅킹 이용고객들은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며 "타 은행들은 앱이 10여개 이상씩 되는데 비해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과 'KB스타플러스' 두개의 앱을 통해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스마트금융 전담부서인 '스마트금융부'도 신설했다. 인터넷뱅킹 전반을 담당하던 기존 신금융사업부의 명칭을 'e뱅킹사업부'로 바꾸면서 스마트폰 뱅킹업무를 따로 분리해 스마트금융부를 새롭게 만든 것이다. 이 부서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상품개발 및 플랫폼 개발은 물론 오는 5월 오픈하는 무인점포인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관리 등을 맡을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화상상담에서 상품가입까지 가능한 사이버 영업조직인 '스마트금융센터'의 문을 열었다. 기존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이 단순 거래만 하는 채널이라면 스마트금융센터는 거래는 물론 검색, 상담까지 실제 영업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이상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채널이다.

스마트금융센터를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혁신서비스는 크게 6가지. 화상을 통해 전문적인 펀드상담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펀드센터'와 간편한 한도조회에서 대출실행까지 가능한 '스마트론센터', 스마트폰·태블릿PC와 연동해 쉽고 재미있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머니멘토', 목돈마련 목표달성을 돕는 '미션플러스', 가족단위 인터넷뱅킹 서비스인 '패밀리뱅킹', 똑똑한 금융정보 알리미인 '스마일' 등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을 인식해 장기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앞으로 사이버 예금센터·사이버 외환센터를 구축하는 등 스마트금융을 선도해 나갈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에서 2010년에 선보인 '명동 브랜드 플래그쉽 스토어'
하나은행은 '하나N BANK'로 스마트폰 금융서비스를 최초(2009년 12월)로 시작한 '스마트폰 뱅킹'의 선두주자다. 시중 은행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전 운영 OS(안드로이드, iOS, WM, Bada, 블랙베리)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스마트 콘셉트의 사회공헌 공간인 '명동 브랜드 플래그쉽 스토어'(Brand Flagship Store)를 지난 2010년 말 선보였던 하나은행은 스마트지점 개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편의성·신속함으로 고객 공략

우리은행은 사용자 편의성에서 돋보인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의 스마트뱅킹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스마트뱅킹 브랜드도 '원터치'(One Touch)로 이름 붙였다.

한번의 터치만으로 고객이 원하는 금융 업무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 최초로 보안 키패드 가로보기 기능과 한글자판 서비스 적용, 스마트뱅킹 메인 화면에서의 다이얼 메뉴 서비스, 그리고 신속한 금융서비스 이동을 위한 바로 찾아가는 내비게이션 기능 등이 고객의 이용 편리성을 고려한 한 사례다.

우리은행은 오는 6월 대학가 2곳에 스마트 브랜치도 개설할 예정이다. 김옥곤 우리은행 U뱅킹사업단 상무는 "'고객이 기다리지 않는 은행'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는 은행'이 미래 점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스마트뱅킹 서비스는 신속함이 강점이다. 스마트뱅킹 이용 중 궁금증이 생기면 IBK트위터(@SMART_IBK)에 문의해 바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신속한 조회와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공인인증서 없이도 예금·펀드·외화계좌의 잔액 및 거래내용과 신용카드·펀드 및 금 기준가 조회가 가능하다.

또한 전 계좌의 10년 전 거래내용과 최근 5년간 환율변동 내역도 볼 수 있으며, 보험 해약환금금 및 변액보험의 수익 등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금융시장이 은행권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는 것은 정부의 가계대출억제정책과 각종 수수료 인하조치 등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고객 유입 및 수익 창출의 대안으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2010년 4월 'KB스타뱅킹'을 선보인지 1년여 만인 지난해 5월에 100만명을 넘어섰고, 다시 1년도 채 안 돼 300만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폰 뱅킹시장에서 2위를 다투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4월5일 기준으로 250만명가량의 스마트폰 뱅킹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 스마트폰 뱅킹 고객수도 매월 10~20%씩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기기 이용이 점점 보편화될 뿐 아니라 금리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스마트시장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