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의 넥센그룹 역시 넥센히어로즈에 버금가는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름 아닌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하며 제2의 기업도약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주력계열사 넥센타이어로 잘 알려진 넥센그룹은 ㈜넥센을 비롯해 넥센타이어, 넥센테크, KNN 등 상장회사와 넥센산기, 넥센D&S, 넥센L&C 등의 비상장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넥센그룹은 자회사인 넥센타이어의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충족, 지주사 체제 전환에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식스와프를 통해 '경영권 승계'와 '지주사 전환'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병준 회장 아들, 주식 스와프 통해 단숨에 그룹 장악
논란을 키운 것은 강병준(73) 넥센그룹 회장의 아들인 강호찬(41) 사장이 공개매수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넥센타이어 지분을 ㈜넥센의 주식과 맞바꿔 단숨에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는 데 있다.
넥센은 계열사인 넥센타이어의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기존 8.87%에서 40.48%로 5배 가까이 지분을 늘렸고, 넥센그룹의 2세인 강 사장도 공개매수를 통해 보유 중인 넥센타이어 지분 780만주를 현물출자방식으로 넥센에 넘겼다. 그의 넥센타이어 지분은 10.78%에서 2.56%로 낮아졌다.
하지만 넥센에 넥센타이어 주식을 넘긴 강 사장은 현금 대신 넥센 신주 223만주를 취득, 자신이 보유한 넥센 지분은 기존 12.62%에서 무려 50.51%로 높아졌다.
사실 넥센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의지는 지난 2009년 중반 이후부터 줄곧 회자됐다. 당시 ㈜넥센은 부산 및 경남지역의 민영방송사인 ㈜KNN의 지분 20.58%를 자회사인 넥센타이어를 내세워 인수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측에 '지주회사 전환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2년 반이 흐른 올해 초 넥센이 본격적으로 지주사 전환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기준은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당해 지주회사가 소유하는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당해 지주회사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지주비율)의 50% 이상인 회사여야 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넥센의 지주비율은 48% 정도였다. 따라서 추가로 2%의 요건만 더 충족하면 지주사의 기준을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었던 상황. 때문에 당시 증권가에서는 넥센이 '블록딜'이나 '장내매수' 등을 통해 자회사의 주식을 끌어 모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넥센은 이 같은 방법이 아닌 넥센타이어의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특히 해당 주식들을 현금이 아닌 지주사 전환 후 넥센 주식으로 교환해주는 일종의 주식스와프(SAWP)를 취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공개매수에 주주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고, 결국 주식스와프의 최대수혜자는 강 사장이 되고 말았다.
◆'후계자'에 대한 증여세 '제로'도 논란
이에 따라 재계에선 강 사장의 지분 확대로 인해 경영권 승계가 강병준 회장에서 사실상 강 사장 쪽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강 사장이 주식스와프에 참여하지 않고 넥센타이어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1217억원이지만, 주식스와프를 통해 넥센 주식으로 바꾸면서 평가금액이 1373억원으로 늘어나 총 156억원의 평가 차익도 거두게 됐다.
넥센 측은 이와 관련, 주식스와프 과정은 정상적인 거래에 의한 것이며 경영권 승계문제는 철저히 오너가 개인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넥센그룹 관계자는 "넥센타이어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개인주주에서 ㈜넥센으로 옮겨간 것 밖에 없다"며 "오너의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넥센그룹)는 일찍부터 (후계자에 대한) 승계작업이 끝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주식스와프 과정에서 강 사장이 증여세를 한푼도 내지 않고 넥센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는 점도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경우 선대에서 후대로의 증여를 거치거나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현금화해 지주회사 주식을 매입한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 등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강 사장은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주식 '맞교환'을 통해 지주회사의 지분 과반수를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도 넥센 측은 "지금 과세가 안돼서 그렇지 차후에 해당(넥센) 주식을 (강 사장이) 매각하게 되면 그때 과세가 된다"며 "세금을 안 내는 게 아니고 추후로 미뤄진 것 뿐이다. 이런 부분은 기존의 다른 재벌가에서도 통상적으로 있어 왔던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넥센의 '강호찬 시대' 파장은?
실질적으로 강호찬 사장이 넥센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면서 넥센사례는 타이어업계 중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최초의 사례가 됐다. 한국타이어의 조현식·조현범 사장 형제(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아들)와 금호타이어의 박세창 부사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아들) 등 기존 타이어업계의 오너 2·3세 경영인들의 경우 아직 그룹 차원의 경영권은 물려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강 사장이 향후 그룹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후계 경영인 인계 작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71년생인 강호찬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2001년 넥센타이어에 재경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경영기획실 상무와 영업본부 부사장 등을 거쳐 2009년 1월 넥센타이어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2010년 2월부터는 삼성전자(토론, 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 출신의 전문경영인 이현봉 부회장에게 대표이사 직함을 넘겨준 후 그동안 국내외 영업을 총괄해왔다. 한편 이현봉 부회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오는 2013년 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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