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에서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언덕을 오르는 것(업힐)에 관심을 두게 된다. 평지에서 탄력 받아 어느 정도 경사를 오르다가 더는 전진하지 못하고, 땅에 발을 내려놓을 때의 아쉬움은 있기 마련이다.
업힐은 힘들고, 섬세하고, 역동적인 작업이다. 한계, 도전, 정복, 위험 등 일상성과는 거리가 먼 단어들이 어울리는 일이며, 격렬한 스포츠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강의 평탄한 지형이 지루해진다면, 지류 홍제천으로 방향을 틀어 보자.
한강에서 4km 지점, 홍연 2교 부근 약 2.7km 정도의 짜릿한 업힐 구간을 만날 수 있다. 홍연2교-명지전문대-백련사-서대문문화체육회관을 지나 다시 홍연2교로 돌아오며, 역방향으로 가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한강과 가까운 곳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고, 짧지만 강력한 경사라 한 번 욕심내 볼 수 있는 곳이다. 힘에 부치거나 위험해 보이면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올라가도 되는 짧은 구간이다. 또한, 포장도로 위쪽으로 좀 더 올라가 비포장도로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도 있다. 강력한 업힐인 만큼 내려오는 길도 급경사이다. 기본 장비는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자전거에 대한 기본 정비 및 급경사에 대비한 몇 가지 기술은 필수적이다. 근린공원인데다가 대형 음식점과 백련사가 자리 잡고 있어, 차량과 보행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오르막에서는 허리를 최대한 숙이고 안장코에 바짝 다가 앉아보지만, 페달링을 할 때마다 번쩍번쩍 앞바퀴가 들린다. 댄싱으로 자세를 옮겨보려 하지만 기어비 조작조차 여의치 않은 극악의 경사도이다. 다리 근육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풍경은 고요히 흐르고 숨소리만 요란하다.
내리막에서는 무게 중심을 최대한 뒤로 옮긴다. 림과 브레이크, 뒷바퀴와 도로면이 마찰하는 소음이 길 위에 울려 퍼진다.
과연 업힐을 했는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짧은 순간이지만, 손아귀와 허벅지에 남아 있는 저릿한 기운이 만만치 않은 싸움이었음을 알려준다.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언덕을 정복하고, 자전거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묵묵히 구른다. 업힐이란 참으로 역설적인 자전거 타기이다.
※ 콘텐츠 제공 : 최건규 교사(수리고등학교, cyclonomad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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