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은행 직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무점포 영업을 하는 'KDB다이렉트'를 선보였다. 지점 운영을 하지 않음으로써 절감한 비용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별도의 통장은 발급하지 않고 고객이 직접 인터넷뱅킹으로 계좌를 개설하도록 했다.
우선 기본계좌인 'KDB다이렉트 하이 어카운트'는 거래실적이나 예치금액, 기간에 제한 없이 연 3.5%의 금리를 준다.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가 평균 1%도 채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금리이다. 정기예금인 '하이 정기예금'은 기본이율이 연 4.3%, 우대이율을 합하면 최고 연 4.5%에 달한다.
다이렉트 대출 상품도 나왔다. 우리은행은 온라인 전용 대출상품인 '아이터치 전세론'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 지점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전세 대출을 신청하고 돈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도 다른 시중은행 전세대출에 비해 0.2~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업무처리의 간소화로 줄어든 비용만큼 금리를 낮춰주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다이렉트 금융상품의 개념을 도입해 '현대카드 다이렉트'를 출시했다. 아무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나 결제금액의 1%(온라인은 1.5%)를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 모집인 수수료와 종이 명세서 비용 등을 아껴 소비자에게 카드 결제금액의 1%로 돌려주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렉트 금융은 이제 첫선을 보이는 만큼 아직 걸음마단계에 있다. '혁신 상품'이지만, 금융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영향력 있는 '대박 상품'으로 연결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독 시장에서 반응이 뜨거운 상품이 산은의 다이렉트 뱅킹이다. 'KDB다이렉트'는 출시 7개월만인 지난 5월3일 예수금 1조원을 돌파했다. 산은은 이러한 여세를 몰아 2015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역(逆)마진을 각오한 전형적인 덤핑 전략', '시장 교란'이라며 산은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덤핑으로 인한 부실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산은 다이렉트 뱅킹 상품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산은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고금리는 일부 시중은행의 특판상품 등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산은의 예수금이 전체 시중은행 예수금의 1%도 채 안되는 수준인데 시장교란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이근환 산은 KDB다이렉트센터 팀장은 "산은 다이렉트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 비결은 고금리보다 바쁜 고객을 위해 은행원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점포가 65개에 불과한 산은이 대형 시중은행에 맞서기 위한 전략인 것. 이러한 'KDB다이렉트'는 현재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선 가입이 어렵다는 점이 한계다. 산은은 "고졸 출신의 실명확인 전담 직원을 추가 채용해 서비스지역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