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산업의 엘도라도, 중국이 흔들리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은 한국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제조업체들의 전진기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을 예로 들면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1명의 임금으로 최소한 중국 노동자 5명을 고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급속한 발전을 구가함에 따라 이런 상황은 서서히 변해왔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는 중국의 원자재 가격과 위안화의 급등으로 인해 아예 차이나 리스크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사실은 중국의 경제도 경착륙이 우려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중국의 가능성만 쳐다보고 있다가는 언제 횡액을 당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금 중국의 지방정부마다 겪고 있는 과도한 부채, 부동산 거품 등에서 보듯 중국의 연착륙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중국에 매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리석은 일일 수밖에 없다. 중국 이외의 탈출구는 없는지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마디로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세계의 여러 싱크탱크들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 신흥시장연구팀은 <넥스트차이나>에서 중국 다음의 엘도라도는 분명하게 있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즉 중국을 제외하고 무려 29개국이나 되는 전략 신흥국들이 지구촌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대신할 대안 국가라는 의미의 ‘넥스트차이나’와 관련해 우선 중국과 이들 국가들을 자세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넥스트차이나 중 인도, 브라질, 러시아는 규모 면에서 개별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충분한 만큼 각국별로 분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이 국가들은 ‘빅3’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붙여졌다. 예컨대 인도는 인구, 브라질은 과거의 경제대국으로서의 잠재력, 러시아는 언제나 세계 최대 강국이 될 수 있는 ‘영원한 슈퍼 파워’라는 사실이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 나라는 최근 서방세계의 경기 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서운 속도로 떠오르는 넥스트차이나의 신흥 기업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 등은 물론이고,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시장을 지배하면서 부상 중인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사솔, MTN, 비드베스트 등의 대기업이 넥스트차이나를 주름잡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지금껏 거의 모든 한국의 경제 전문가나 기관들은 중국의 중요성만 강조했을 뿐 ‘포스트 차이나’ 시대에 대해서는 거의 외면해왔다. 고작해야 브릭스, 아세안 정도에만 주목했을 따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에서 중국을 포함한 30개의 신흥국가들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행했다는 것은 한국의 기업들과 경제인들에게 세상에는 중국 말고도 많은 나라들이 있다는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각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무조건적으로 중국이 강요되는 요즘, 이런 사실을 주지시킨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국의 주요 경제 교류국인 미국과 일본, 유럽은 금융 위기로 침체에 빠져 있고, 중국은 말 그대로 만원버스가 돼 있다. 저자인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진은 이는 절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앞으로도 20~3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종래의 선진국이나 중국에서 과감하게 눈을 돌려 새로운 엘도라도로 시선을 돌려볼 것을 조언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흥시장연구팀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 1만3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