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메르세데스-벤츠는 G바겐에 이어 본격적인 SUV 생산에 들어간다. 바로 M-클래스다. 지난 15년 동안 전 세계에서 총 12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의 성공적인 프리미엄 SUV로 자리매김한 차량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3세대 The New M-클래스를 선보였다. 7년 만에 풀 체인지 된 모델로, 자동차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5월22일 부산의 ‘영화의 전당’에서 신차 발표회를 가졌다.
기존 M-클래스는 국내에 한개의 모델만 출시됐었지만, 이번에는 배기량이 2.2L로 다운된 ML250 블루텍 4매틱, 3.0L ML350 블루텍 4매틱, V8 5.5L 바이터보를 얹은 ML63 AMG 등 3종으로 다양화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뉴 M-클래스(이하 M-클래스)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남성미’를 꼽았다. 기존 2세대에 비해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디자인을 바꿨다는 것.
메르세데스-벤츠 언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 총괄이자 크리에티브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계 디자이너 휴버트 리(한국명 이일환)는 “전체적으로 1세대부터 이어진 메르세데스-벤츠 SUV 고유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메인 캐릭터라인과 숄더라인 등 4개의 선을 통해 역동적이고 강렬한, 터프하고 남성적인 모습으로 디자인했다”며 M-클래스의 디자인 특징을 강조했다.
◆남성미 넘치는 공격적인 디자인
ML350과 ML250은 엔진성능(4·6기통), 통풍시트의 유무, 타이어휠 사이즈 등에서 차별점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디자인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헤드램프는 사람의 눈동자와 눈꺼풀을 닮아 상당히 공격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3단으로 구성된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M-클래스의 강인한 힘을 보여주는 듯하다. 반면 뒤쪽 테일램프 사이즈는 기존보다 커져 보다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휴버트 리가 강조했던 메르세데스-벤츠 SUV 고유의 전통은 C필러(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차량 옆면의 기둥 중 맨 뒤의 기둥)에서 찾을 수 있다. 여타 SUV와 달리 마치 세단처럼 뒷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M-클래스의 C필러는 1세대부터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실내 공간은 한층 넉넉해졌다. 폭은 기존 M-클래스보다 25㎜ 늘어났다. 휠베이스도 2915㎜로 경쟁 차종에 비해 길다. 이 때문에 뒷좌석에 앉아도 앞좌석에 무릎이 닿지 않을 뿐 아니라, 3명이 앉아도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뒷좌석 등받이와 시트 쿠션을 모두 접을 경우 동급 최고인 총 2010L의 적재공간이 만들어진다.
◆뛰어난 안정성…지나친(?) 정숙성
기자단 시승은 이날 부산에서 울산을 오가는 약 1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오프로드는 아니지만, 산길과 고속도로가 복합된 코스여서 M-클래스의 핸들링과 주행성능을 테스트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시승한 차는 ML350.
시동버튼을 누르면서 강력한 엔진소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3.0 디젤 엔진을 탑재한 육중한 덩치의 SUV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조용했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자 M-클래스의 남성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상시4륜구동이 제공하는 주행성능과 민첩한 핸들링은 예상대로였다. 굽은 길을 헤쳐 나가는데 빠른 속도에서도 쏠림현상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오르막길과 고속도로 주행에서 M-클래스의 힘은 막강했다. 가속페발을 밟는 순간 치고 나가는 힘이 대단했다. 속도를 내고자 할 때 RPM을 높이지 않아도 빠른 응답을 보였다.
고속주행에서는 흔들림 없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제한속도를 넘겨 차로를 변경해도 흔들림이 없었다. 고속에서도 차체가 노면에 붙어있는 듯 몸이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엔진의 정숙성은 고속주행에서 특히 잘 나타났다. 100km가 넘은 속도에서도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디젤엔진이 아닌 가솔린엔진이 장착된 차량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 때문일까. 디자인이나 엔진의 힘에서는 남성미가 넘치는 M-클래스지만, 엔진의 파워 넘치는 ‘소리’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정숙성을 강조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엔진 소리에 민감한 남성 운전자를 만족시키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시승에 참가한 한 기자는 이를 두고 “소심함 A형 남자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의 해상도나 편의성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M-클래스에도 한국형 3D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는데, 기존 내비게이션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격은 ML250이 7990만원, ML350 9240만원, ML63 AMG 1억5090만원이다. ML350과 AMG의 경우 기존모델 대비 400만~1100만원가량 인상됐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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