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권투인들이 이런 현실을 마냥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권투인들이 권투의 대중화를 위해 뭉쳤다. 2007년에는 홍수환 현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한국국투인협회(KBI)도 설립됐다.
지금은 염동균 회장, 이상호 사무총장 등이 KBI를 이끌며 권투의 대중화에 발 벗고 나섰다. 그런데 KBI의 임원 중 독특한 이력의 인물 한명이 눈에 띤다. 바로 도승진(49) 부회장이다.
사진_류승희 기자
그는 사실 권투선수 출신이 아닌 서울 서초3동에 있는 누가치과의원 원장이다. 치과의사이지만 그 누구보다 권투를 사랑했기 때문에 KBI 부회장이란 중책도 기꺼이 맡은 것이다. 도 부회장은 어떤 계기로 권투에 푹 빠진 것일까. 또 그가 대중들에게 권투를 널리 전파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SS복싱짐(관장 신상현)에서 도 부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도 도 부회장은 병원 진료를 모두 마친 후 이른 저녁부터 복싱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치과의사, 권투의 대중화에 나서다
"고등학생 때부터 권투를 좋아했는데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복싱장 관장님이셔서 더욱 자극을 받았어요. 대학에 합격만 하면 본격적으로 권투를 하겠다고 다짐했죠. 그리고 실제로 대학생이 된 후 권투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권투. 도 부회장은 지금까지도 권투를 꾸준히 하고 있고 어느새 30년이 됐다. 확실히 의사라서 그럴까? 운동을 지나치게 무리해선 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그는 하루에 한시간씩 가볍게, 그리고 꾸준히 운동을 한다. 그것도 부인과 아들, 모든 가족이 함께.
권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그는 KBI 부회장을 맡으며 권투의 발전과 권투인의 권익 보호, 그리고 권투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도 부회장은 "염동균 회장, 이상호 사무총장께서 헌신적으로 협회를 이끌고 있다"며 "KBC도 KBI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고 최요삼 선수의 사망도 권투인들을 더욱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KBI의 활동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매년 4회씩 개최되는 '전국생활체육복싱대회'이다. 복싱의 대중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지만, 권투인들의 프로선수 등용문이 되기도 하는 권위 있는 대회이다.
도 부회장은 "실제로 프로복싱 신인왕들 중 이 대회 출신인 선수가 다수 있다"며 "최고 실력의 국제프로심판들과 KBC도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_류승희 기자
◆권투는 스포츠 과학적으로 완벽한 운동
도 부회장이 권투에 헌신적인 이유는 단지 재미있는 스포츠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스포츠 과학적으로 완벽한 운동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도 부회장은 "우선 짧고 강하게 운동할 수 있어 운동량이 많고 모든 근육을 고루 발달시킨다"며 "3분 운동하고 1분 쉬는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심장에도 부담이 덜하다"고 강조했다.
마냥 조깅만 하다보면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는데 권투는 강약 조절이 가능한 운동이고, 그렇기 때문에 장년층에게도 적합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신체 모든 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체중조절에 탁월하다는 점도 복싱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많은 젊은이들의 권투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도 부회장은 "권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이지만 특히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생 때부터 운동을 통해 건강해지는 습관을 길러야 하고, 청소년들도 공부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며 "과학적, 의학적으로도 운동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도 부회장은 권투인이면서도 의사다운, 그리고 아버지다운 조언을 청소년들을 위해 남겼다. 자신의 아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말이라고 한다.
"청소년 여러분의 뇌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같습니다. 무엇을 입력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수명도 달라지죠. 그러므로 좋은 습관을 입력시키기 바랍니다. 술이나 담배를 가까이 하는 게 아니라 건강해지는 습관을 가지세요. 또 건강을 지키면서 인생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바랍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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