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계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돈이다. 돈이 움직여야 활력이 생기고 성취감도 생긴다. 결혼하고 자녀도 낳으려면 돈이 필요하다. 주거비, 식비, 의복비, 교통비, 교육비 등 돈이 쓰일 곳은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래서 노동은 가계 수입의 원천이다. 노동에는 '월급'이라는 댓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아니라면 '월수입' 정도가 될 듯하다. 어쨌거나 일정한 수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어렵게 월급을 모았다면 월급은 금융자산으로 쌓이게 된다. 선진자본주의 사회일수록 돈은 스스로 일을 하게 돼 있다. 흔히 '돈이 돈을 번다'고 표현하지 않는가. 돈을 통해 또 다른 돈을 끌어모으는 일을 우리는 세련되게 '재테크'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재테크의 꽃은 부동산이었다. 특히 주택은 가계를 이루는 가장 큰 자산이다. 가계자산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다. 집은 몇번만 잘 사고팔면 평생 일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부를 가져다줬다.
 

 
그런데 공고할 것만 같았던 월급-금융-부동산으로 이어지는 가계자산에 위기가 닥쳤다.
 
부동산 자산의 위기가 가장 심각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가라앉기 시작한 국내 부동산시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가계자산이 흔들리자 개인채무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해 분수보다 큰 집을 구매했던 가정부터 서서히 몰락을 경험하고 있다.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설마'라고 생각했던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거래정지를 당하면서 서민금융이 위기에 몰렸다. 현 정권이 집권하면 5000을 간다던 주가도 여전히 밑바닥 수준이다. 최근에는 1800선이 붕괴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락 충격에 투자자들은 할 말을 잃은 상태다.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조직의 압박에 개인은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병앓이 중이다. 노후불안과 명예퇴직에 대한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사언어가 된 지 오래다. 취업조차 되지 않는 젊은 세대의 고용문제는 사회로 나가는 첫걸음조차 떼지 못하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처럼 위기에 봉착한 가계가 선택한 대응전략은 다운사이징이다. 집을 줄이고 금융투자를 줄이고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연봉을 깎는 수혈도 감수한다.
 
이도 저도 안 된다면 속도를 늦추는 방법도 있다. 다운시프트를 통한 위기탈출법이다. 위기에 봉착한 가계에 탈출구는 있을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