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불친절한 공시'로 논란을 빚었던 변액보험의 실제 수익률과 사업비 등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납입보험료 대비 수익률 및 회사별·상품별 사업비 수준이 전면 공개된다. 또한 수수료 부과방식을 다양화해 과도한 초기 사업비로 인해 펀드 투자금액이 적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이에 따라 변액보험 가입자들은 실제 필요한 정보를 비교해 합리적인 상품 선택 및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변액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공시와 영업행위 규제 관련 감독규정, 시행세칙은 3분기 중 개정하고 각 보험사 공시시스템 개편과 기초서류 변경도 오는 8월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 이르면 7월부터 소비자 중심의 공시 개편
이번 방안의 핵심은 수익률 논란의 불씨가 됐던 사업비 내역과 납입보험료 대비 수익률 등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핵심 정보를 제공토록 한 것이다.
사업비 비율과 기본사망보험금, 펀드 투입비율, 펀드운용 수수료율, 펀드수익률, 납입보험료 대비 예상 수익률 등 7개 특징을 홈페이지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변액보험상품 비교' 메뉴를 생명보험협회 비교공시 사이트 첫 화면에 신설한다.
특히 제공되는 수익률 정보는 실제 납입보험료 대비 예상 수익률을 제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은 채 펀드별로 운용 수익률만 나열돼 있는 정보를 제공해 논란이 잇따랐다.
가입 시에는 변액보험 상품의 구조 및 주요내용을 알기 쉽게 '한 장'으로 정리한 <핵심 상품설명서>를 제공한다.
가입 후에는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가 사업비·위험보험료 등에 얼마나 쓰였고 펀드에 얼마나 투입됐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한다. 총사업비 수준 및 납입보험료 중 사업비 등이 차감한 일부만 펀드에 투입된다는 내용 등을 의무 설명항목으로 들어간다.
이번 개선방안에는 펀드 운용수수료 부과 체계 개선을 통한 수수료 부담 경감 방안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적립금에 비례해 부과되는 변액보험펀드 수수료는 일반펀드 대비 높은 수준이었으나, 구체적 배분내용이 공시되지 않고 있어 계약자는 본인이 지급한 수수료가 실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변액보험의 운용수수료를 해당 보험사가 가져가는 운영보수와 외부에 지급하는 보수로 구분해 공시하고, 외부에 지급한 보수가 공시한 수준보다 적어질 경우에는 실제 지급한 금액만 계약자에게 부과토록 했다.
금융당국은 운용수수료 중 보험회 몫을 명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하면, 보험사의 수수료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상당수 국민들이 노후대비 자금마련과 사망 위험 보장 등의 목적으로 가입하고 있는 변액보험 계약건수는816만건에 달하며, 연간 수입보험료는 25조2000억원, 적립금은 76조원 수준이다(2011회계연도 기준).
◆ 아직 끝나지 않은 '변액보험 논란 2라운드'
변액보험 논란은 지난 3월 금융소비자연맹이 "대다수 변액연금 수익률이 수수료 때문에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발표하며 점화됐다.
생보협회가 계산법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음에도 닫혀버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변액연금 판매량은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최고 70% 급감할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생명이 판매한 변액연금은 지난 3월만 해도 2만2500건에 달했지만, 4월에는 1만1800건으로 47.6% 급감했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의 변액연금 4월 판매량도 전달 대비해 각각 29.3%, 27.3% 각각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의 판매량은 3월 5001건에서 4월 1588건으로 감소폭이 68.2%에 달했다.
이렇게 싸늘하게 식은 변액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이번 개선방안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개선방안을 충실하게 이해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발표한 이번 변액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두고 소비자단체와 보험사 내부에선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은 전체적으로 보면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가독성'을 높인 차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에도 공시를 해왔지만 소비자들이 일일이 검색해 살펴봐야했던 부분 등을 한눈에 알기 쉽게 정리하는 정도일 뿐 근본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변액보험 논란을 점화한 금융소비자연맹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직무대행은 "금융당국이 공시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근본적인 구조가 개선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현재 생명보험 상품 공시업무는 생명보험협회 산하 상품공시위원회에서 맡고 있기 때문에 생보사들에 불리한 내용들은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그저 법규만 지키는 수준의 형식적인 공시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변액보험에도 일명 자통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는 제도변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조연행 회장 직무대행은 "변액보험은 보장부분에 투입되는 금액은 1~2%로 미미하고, 사업비를 제외한 대부분이 펀드에 투자되는 상품인데 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며 "자통법이 적용돼야 소득 및 투자성향에 따라 적절하게 판매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