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뱅크런->유로존 붕괴->대공황'. 불안한 글로벌 경제 시나리오에 투자자들의 마음도 얼어붙었다.
이러한 격랑의 시대에 현명한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송민우 신한은행 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 PB팀장으로부터 현 시점에 진단 및 적절한 투자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사진 류승희 기자
- 투심(投心)이 흔들리고 있다. 위기설 속 투자자들이 중심을 잡으려면.
▶이슈에 따라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도 그랬듯 공포감에 휩싸인 상태에서는 앞으로 시장이 상승할지, 하락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요즘 뉴스를 보면 어두운 소식들만 들리고, 유럽은 곧 망할 것 같고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투자의 길을 찾기 어렵다면, 확실한 '사실(fact)'을 투자지표로 삼아라.
요즘 가장 주목할 '신호'는 중국의 금리인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섰다. 지난 8일부터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중국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동안 줄기차게 긴축정책을 고집해온 중국이 금리를 내리는 건 '완화'정책의 중요한 신호다. 지금 시장에선 중국이 금리를 내렸어도 별 반응이 없다고 간과하는 측면이 있는데, 금리 인하의 효과는 보통 6개월~1년 뒤 나타난다. 그렇게 보면 지금이 '턴 어라운드(방향 전환)' 시점일 가능성이 높다.
- 유로존 불씨가 살아있어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유로존 위기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결국은 '해결될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독일은 유로존의 위기를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수 없는 입장이다. 독일은 과거 통일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 크게 휘청거렸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수출대국으로 자리잡았다. 유로존 16개국(독일 제외)을 상대로 많은 수출을 한 덕분이다. 이러한 기득권을 쉽게 놓을 수 없다.
같은 맥락에서 유럽중앙은행이 최근 유동성 공급에 나설 뜻을 밝힌 것도 주목할 점이다. 세계대전 패망 후 독일은 "1달러 가치의 빵 한조각을 사기위해 마르크화를 손수레로 싣고 다녔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듯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극도로 민감하다. 이런 유럽이 (물가상승을 감수하더라도)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그만큼 유로존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결국 유로존 위기는 언제 해결되는가 하는 '시간'의 문제일 뿐, 해결되냐 안되냐를 논할 문제는 아니다.
한동안 시장이 혼란을 겪겠지만, 결국은 이를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데 동의할 수 있다면, 지금이 투자의 적기다. 분할 투자로 싸게 주식 등을 매입할 수 있다.
반면 세계경제가 이대로 붕괴될 것 같은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투자자산은 모두 회수하는 게 맞다.
- 분산투자에 나선다면 어떤 금융상품을 주목해야할까.
▶투자성향이나 투자목적 등에 다르지만 현 시점에서 유망 투자상품으로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물가연동국채, 골드(금), 주식형펀드 등이 추천된다.
과거 ELS 투자 추이를 보면 코스피지수 2000선에서 들어간 투자자금이 많다. 지금은 그때보다 10% 정도 지수가 하락해 투자위험이 줄어들었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주식형펀드에 분할투자하는 것도 효과적인 투자방법이다. 펀드 상품 중에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중국(홍콩) 주식형펀드가 추천된다. 특히 중국은 금리 인하를 하며 부양책을 내놓았고, 올해 목표에 비춰볼 때 상반기 성장률이 저조했던 만큼 하반기에는 (상반기 부진한 성장률을 만회할)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채권도 주목할 만하다.(채권은 금리와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 특히 물가연동국채는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 인플레이션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이를테면 1년 뒤 물가가 5% 상승한다면 원금도 5% 늘어난 금액으로 계산된다.
하반기 인플레이션 대비 차원에서 금 또한 눈여겨볼 투자대상이다. 금은 물가가 상승하면 그 가치가 상승하는 실물자산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면 금가격 상승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스페인'만큼 심각하다는 우려가 많다. 부채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주체의 핵심은 가계다. 정부가 재정위기에 빠지면 다른 나라에서 돈을 빌릴 수 있고, 기업이 위기에 빠지면 정부가 지원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계 부실이 심각해지면 그 많은 가계 위기를 해결할 묘안은 찾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1000조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채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계 빚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주택담보 대출이고, 이 대출이 총부채상환비율(DTI)로 관리돼왔다는 점이 스페인 등과 다르다.
사실 향후 인플레이션을 가정한다면 부채상환을 서두를 필요는 적다. 30년 전 1억원과 지금의 1억원 가치가 다르듯이, 인플레이션이 빚의 부담을 자연스레 덜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위기의 해결은 근본적으로 시장에 더 많은 돈을 풀어 빚을 녹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대출 이자도 못내 허덕이는 상황이라면, 투자에 관심을 갖기보다 부채 규모를 줄이는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기관은 가계 부채로 인한 부실 우려가 커지면, 부채 상환에 나서며 대출 금리도 인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 대출상환 비용이 연소득의 3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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