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애플의 잡스처럼 '세상을 바꿀' 제품의 개발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다면?

미국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지난 4월 일명 '잡스법'을 제정하면서 국내에도 관련 제도가 연내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대중의 소액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크라우드펀딩이 무엇인지 막연하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크라우드펀딩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큰 관심을 모으는 걸까. 참여는 어떤 식으로 하게 되나. 펀듀와 오퍼튠 등 국내 대표적인 크라우드업체를 통해 답을 찾아봤다.
 

 
◆크라우드펀딩? '공감'으로 하는 투자 
# 시카고의 무명 디자이너였던 스콧 윌슨. 그는 애플의 MP3 아이팟 나노를 시계처럼 활용할 수 있는 시계와 줄을 고안했지만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상품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2010년 찾은 곳은 크라우드펀딩업체 킥스타터였다.

이곳에 아이디어를 공개한 뒤 사람들에게 투자를 호소하며 투자금액에 따라 일반 제품 패키지와 특별제작된 제품세트 등으로 보상해줄 것을 약속했다. 그러자 그에게 투자를 선택한 이들은 무려 1만3000명. 그렇게 모인 투자금 약 94만달러(11억원)가 없었다면 아이팟 나노용 시계는 탄생할 수 없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업체인 킥스타터에 소개된 사례다. 쉽게 얘기해 크라우드펀딩은 '소셜 등의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십시일반 자금을 모으는 투자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소셜펀딩과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단어가 혼용 중이지만, 해외에서 가장 먼저 도입돼 상용화된 용어는 크라우드펀딩이다. 다만 크라우드펀딩이 '일반 대중 투자자들'에 좀 더 방점을 둔 개념이라면 소셜펀딩은 'SNS 네트워크를 통해' 후원이 이뤄진다는 의미가 조금 더 강하다.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 역시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이 상당히 묻어나 있다. 크라우드펀딩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크라우드펀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얼마의 수익성을 기대하느냐 보다 아이디어나 프로젝트에 대한 공감이다"고 강조한다.

아이디어만 존재하는 초창기 벤처 혹은 시나리오밖에 없는 문화상품에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단순히 '투자'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리스크가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대중이 위험한(?) 투자를 선택하게끔 만드는 요소는 "정말로 이런 상품이 나오면 좋겠다" 혹은 "이런 사업에는 나도 참여했으면 좋겠다"라는 공감대가 우선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초기 벤처사업가나 공연기획자 등의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현실화시킬 동력을 얻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다.

오퍼튠 관계자는 "실제 투자자들을 보면 아무리 적은 액수라도 전혀 모르는 분야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평소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 또는 전문지식을 갖춘 분야를 잘 살펴본 뒤 투자를 결정하고 사업 위기 때마다 멘토 역할을 자처하는 분도 많다"고 전했다.
 
 

◆'엔젤투자 플랫폼'으로 진화

소셜을 기반으로 탄생한 크라우드펀딩은 형태 또한 한가지로 제한돼 있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크라우드펀딩의 형태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달리는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형' ▲인터넷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소액대출을 받아 생활이 어려운 개인의 자활을 지원하는 '자활지원형' ▲금전적 이익을 바라기보다는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이를 후원하는 '공익후원형' 등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수익목적의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곳은 머니옥션과 P2P 금융방식으로 초창기 벤처를 지원하는 오퍼튠이 대표적이다. 펀듀처럼 다양한 프로젝트와 소자본 창업자에게 사업자금을 후원하는 대가로 수익 대신 개발된 상품이나 공연표 등 결과물을 돌려 받도록 하는 곳도 적지 않다. 해외의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업체인 킥스타터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투자방식 중 하나다.

예컨대 IT 신제품을 개발 중인 업체가 있다고 하자. 10만원에 판매 예정인 완성품을 투자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5만원을 후원하고 대신 결과물을 수익으로 돌려 받는 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제품 생산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투자자는 제품을 반값이나 다름없는 가격에 남보다 빠르게 사용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굿펀딩, 펀듀, 오퍼튠 등 국내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접속해 아이디어와 사업 프로젝트를 확인한 후 참여를 결정하면 된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투자금액 또한 천차만별. 적게는 1만원 등 용돈 수준에서부터 기업 투자의 경우 많게는 1000만원까지 투자를 진행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0만원 안팎의 소액투자일 경우 각 프로젝트에 따라 계좌이체, 신용카드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이 가능하다.

펀듀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은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파는 소셜커머스와도 다르고, 상용 가능한 아이디어에 단순한 기부가 아닌 투자를 받는다는 점에서 자선사업과도 성격이 다르다"며 "프로젝트 성공여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디어로만 머물던 사업이 상용화되고 장기적으로 지역사회 발전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데 긍정적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오퍼튠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투자시장 자체가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크라우드펀딩은 일종의 '보이지 않던 시장' '숨겨져 있던 시장'을 찾아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를 띠든 전체적으로 '엔젤투자 플랫폼'으로서 클라우드펀딩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